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에게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결단하라고 요구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는 국민의힘 소속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에 몰려 있어 사실상 영남권 다선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TK와 PK 다선들만 희생해야 하나', '정치 전문성을 도외시한 요구' 등 불만의 목소리를 넘어 보수의 원류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을 있게 한 영남지역의 정치 역량의 약화 내지 무력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희생'을 주제로 한 2호 혁신안을 밝혔다. 그는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수도권 지역 어려운 곳에 와서 출마하는 결단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2호 혁신안 발표 직후 한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서는 "정말 대통령을 사랑하면 험지에 나와서 (하고), 그렇지 않으면 포기해라. 못 하겠으면 내려놓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이 구체적 대상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당 지도부는 '투톱'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영남권 중진을 콕 찝어서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권성동, 장제원, 윤한홍, 이철규 의원 등을 지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인 위원장이 당초 '2호 제안'의 하나로 검토하겠다고 했던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는 이번 발표에선 빠졌으나 여전히 꺼지지 않는 불씨가 될 공산이 커 보인다.
혁신위는 이밖에도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당헌·당규 명문화 ▷국회의원 세비 삭감 및 국회의원 구속 시 세비 전면 박탈 및 본회의·상임위 불출석 시 세비 삭감 ▷현역 의원 평가 후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 등 4개 안건을 의결하고 당에 수용을 촉구했다.
혁신위의 요구에 대해 김기현 대표는 "제안이 오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주호영(5선), 윤재옥(3선), 김상훈(3선) 의원 등 중진 의원 주변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TK, PK에서 중진 의원이 다 빠지면 초·재선만 남아 정치적 무게감이 떨어진다. 곧바로 지역 정치력 약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영남권에서 상임위원장 하나도 못 내게 생겼다"라는 등의 비판과 불만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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