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수의 골프 세태]<15>KPGA 스릭슨 투어 최종전 우승 김근태 프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내년 정규투어 출전권 확보
다음달에 군 입대, 제대 후 PGA 진출 꿈

지난달 KPGA 스릭슨 투어 최종전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생애 첫 트로피를 들어올린 김근태 프로. 김근태 프로 제공
지난달 KPGA 스릭슨 투어 최종전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생애 첫 트로피를 들어올린 김근태 프로. 김근태 프로 제공

"프로가 된 후 첫 우승이라 꿈만 같습니다. 지난 3년 동안의 노력과 고생 끝에 얻은 보상인 것 같습니다."

대구 출신의 김근태(27) 프로가 천신만고 끝에 지난달 11일 한국프로골프(KPGA) 스릭슨 투어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내년 KPGA 정규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그는 힘겨웠던 지난 시절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근태 프로의 생애 첫 우승이 남다른 것은 인고의 세월 덕분이다. 거듭된 부진에 선수생활 접을까 생각도 했지만 화려하게 재기한 것.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에는 해외 투어 선수들까지 참가한 KPGA 투어 9개 대회에서 8번 컷 통과에 실패하며 시드를 잃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박수칠 때, 떠나라'고 그는 아쉽게도 다음달 군대(경기도 파주 제1사단)를 자진 입대한다. 1년 6개월 후에 더 큰 꿈을 꾸기 위해서다. 군 복무 이후에도 시드권이 유지되기 때문에 해외 진출을 위해서라도 군 문제를 해결해야 할 입장이다.

우승이 확정된 후 두 손을 번쩍 든 김근태 프로. 김근태 프로 제공
우승이 확정된 후 두 손을 번쩍 든 김근태 프로. 김근태 프로 제공

"골프는 다른 종목과 달리 멀리 내다보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투어에서 맹활약한 후에 PGA로 진출하고 싶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느 선수는 미국의 리키 파울러입니다. 경기할 때 보면, 플레이 일관성이 있을 뿐더러 아주 인성이 좋아 보입니다."

김 프로의 장점은 일관성 있는 플레이이기도 하다. 4라운드 동안 미스 샷은 거의 없으며, 이번 첫 우승은 퍼트가 잘 됐기에 가능했다. 단점은 장타자가 아니라는 점. 그의 드라이브 비거리는 250~260m로 KPGA 선수들의 평균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파5 홀에서 투온에 도전하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헝거리 정신"이라고 답했다.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던 그는 골프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혼자서 경제적 부담을 감당해야 했다. 하지만 자수성가 사업가처럼 성공한 골퍼로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첫 우승 상금 2천400만원도 그에게는 아주 값진 보답이 됐다.

그는 16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학업과 골프를 줄곧 병행했다. 테네시 주립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며 성적우수 장학금까지 받았으며, 미국 대학골프 팀 우승 5회와 개인전 우승 2회를 차지했다. 귀국 후 2019년 6월에 KPGA 프로자격과 8월에 투어자격을 획득했으며, KPGA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를 1등으로 통과했다. 하지만 2020년부터 부진이 거듭하며, 시드권까지 잃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김근태 프로의 호쾌한 스윙 장면. 김근태 프로 제공
김근태 프로의 호쾌한 스윙 장면. 김근태 프로 제공

부진을 거듭하던 그에게 도움을 준 이들도 많다. 코난 케어 &트레이닝(대표 임준성, 대구시 수성구 상동 위치)의 이한동 트레이너는 다양한 장비를 활용하여 즐겁게 훈련할 수 있는 맞춤형 처방으로 근력과 유연성을 기르는데 도움을 줬다. 이를 통해 김 프로는 약점이던 비거리를 늘리는 동시에 부드러운 스윙도 만들 수 있었다.

또한 이은경 스포츠심리상담센터(대구 수성구 알파시티)를 운영하고 있는 이은경 이학박사도 상담을 통해 슬럼프 극복에 앞장섰다. 이 박사는 김 프로가 실패와 좌절감에서 벗어나 정서적 안정을 유지하며 목표설정, 심상훈련, 루틴개발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는 심리기술훈련에 집중하도록 했다고 한다. 김 프로는 수상소감에서 "심리상담을 통해 멘탈적으로 많이 강해진 것이 이번 대회 우승에 도움이 되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프로는 대구를 대표하는 투어 선수로 앞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그는 "이번 시즌 첫 우승으로 저는 제 자신을 더욱 믿게 되었다"며 "군 복무 이후에 KPGA에서 활약하는 제 모습을 지켜봐 주십시오. 또 임성재나 김시우, 김주형 프로처럼 PGA에도 진출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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