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혐의를 받는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31·노리치시티)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 측이 그와 나눈 통화·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피해 여성 측은 황의조에게 수차례 영상 삭제를 요청했는데 묵살당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23일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묵과하기 어려워 간담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황의조가 나눈 통화 내용과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를 공개했다.
피해자 측이 공개한 통화 내용에 따르면 피해자는 영상 유포 사실을 인지하고 "내가 분명히 싫다고 했잖아", "싫다고 했는데 왜 아직도 (영상이) 있냐", "불법적인 행동을 한 건 너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황의조는 "최대한 그걸(영상 유포를) 막으려고 한다",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고 답했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는 촬영에 동의한 바가 없었고 촬영 사실을 안 직후 영상 삭제를 요구했지만 불법 촬영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또 황의조 측 법률대리인이 낸 입장문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입장문에 피해자 신원을 특정되는 표현을 넣는 것은 명백한 2차 가해"라고 지적하면서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상을 함께 보는 행위나 피해자가 보이는 곳에 휴대전화를 세워두고 찍었다는 것이 촬영에 대한 '동의'가 될 수는 없다. 피해자는 영상 삭제를 요청했다"며 "피해자는 당혹감과 수치심을 느꼈고, 황의조에게 잘못 보이면 치부가 드러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대한축구협회와 축구대표 감독에게도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황의조는 지난 21일(한국시간)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멕시코·미국 공동 개최)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에 교체 출전해 경기를 치렀다.
이 변호사는 "축구만 잘한다고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축구협회나 대표팀 감독도 2차 가해에 동조하는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황의조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을 유포한 인물은 그의 가족인 '형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황의조의 형수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촬영물 등을 이용한 협박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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