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제2수성알파시티'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2008년 수성알파시티 일원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한 이후 15년 만에 대대적으로 규모를 확장해 '판교급 디지털 시티'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수성알파시티'가 수도권 판교에 버금가는 디지털산업 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선결 조건이 많다. '대구형 IT·SW특화단지 조성' 및 기업들을 위한 생태계 조성은 기본이다. 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숙박, 교육 등 정주 여건이다. IT업계는 젊은 층이 많이 종사하고, 근무 특성상 야근도 흔하다. 젊은 층에게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은 필수다. 아이를 늦게 데리러 가도 무방한 보육시설 및 학생들을 위한 학교, 학원 시설 등이 잘 갖춰져야 한다.
사실 수성알파시티는 판교나 실리콘밸리처럼 SW나 IT 하면 딱 떠오르는 상징성이 부족하다. 기업 집적도가 상당함에도 활기찬 느낌도 아니다. 판교에 입주한 것과 같은 거대 기업, 유명 기업이 드물고, 기업 간 교류와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도 약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극복하고 집적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업 대표 및 직원들 간 교류가 쉬워야 한다. 만나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협력점을 찾는 과정에서 새로운 창업도, 시너지 창출도 가능하다. 대구시 차원에서 이런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
대구시는 수성알파시티 상주인구를 2031년까지 2만 명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한다. 그러자면 알파시티 안에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입주 기업, 주거시설, 학교시설만으로는 하나의 신도시가 되기 어렵다. 우여곡절 끝에 롯데쇼핑몰이 12월 착공한다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시민들이 알파시티를 오피스 지역으로만 인식한다면, 알파시티에 생명력이 뿜어져 나오기 어렵다. '제2수성알파시티' 조성을 계기로 문화, 예술, 상업 등이 어우러지는 복합 시설들이 들어서야 한다. 워라밸 생활을 위한 시설들이 고루 갖춰질 때 수성알피시티도 '판교 밸리'처럼 기업과 인재가 넘치는 '디지털 엔진 밸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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