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2차전지 음극재 핵심 원료인 흑연 수출 통제를 시행하지만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차전지 메카로 떠오르는 대구경북의 관련기업들도 공급망 확보와 다변화로 수출통제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10월20일 수출 통제 대상 품목에 2차전지 음극재용 고순도 천연흑연 등을 추가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수출 통제 조정안을 발표했다. 흑연이 군사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미국과 반도체 공급망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자원 수출 제한 품목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흑연은 배터리 4대 소재 가운데 음극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원료다. 산업은행이 수출입 통계 및 미국 지질조사국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중국이 생산한 흑연은 820만 톤(t)으로 세계 점유율은 91%에 달한다.
그동안 정부는 흑연 수급 대응 전담반을 구성해 수출입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해 왔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민관 합동 흑연 공급망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흑연 수출 공급망에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음극재를 대량 생산하는 기업은 포스코퓨처엠이 유일하다. 포스코퓨처엠을 비롯한 각 기업은 추가 물량을 확보해 3~5개월 재고를 비축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에서 천연흑연을 대량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포스코퓨처엠은 내년부터 철강 공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을 가공해 만드는 인조흑연 생산을 본격화할 계획으로, 향후 자체적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음극재로 사업다각화를 추진 중인 대구의 양극재 전문기업 엘앤에프 역시 공급망 다변화를 고려하고 있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중국을 거치지 않고 흑연을 수입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경북 상주에 음극재 생산 공장을 구축한 SK머티리얼즈의 경우 실리콘을 주원료로 하는 차세대 음극재를 개발해 흑연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승렬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앞선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사례로 볼 때 다소 기간은 걸리더라도 흑연 수급에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정부는 만일의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고 흑연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의 대응을 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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