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일환 교수의 숨어있는 1인치] <6> 드라이버 뽕샷은 왜 나오나?

‘수준 높은 골프’, ‘오늘은 비가 오려나’ 등 비아냥 들어
발사각도보다 받음각의 영향에 따라 뽕샷 나와

프로 선수들의 드라이버 티샷에서 뽕샷은 거의 드물게 나온다. 그만큼 로프트각과 받음각이 정확하다는 얘기다. 대니엘 강의 티샷 모습. 연합뉴스
프로 선수들의 드라이버 티샷에서 뽕샷은 거의 드물게 나온다. 그만큼 로프트각과 받음각이 정확하다는 얘기다. 대니엘 강의 티샷 모습. 연합뉴스

첫 홀의 티잉 에어리어에 서서 멋진 샷을 날리고 싶은 것은 모든 골퍼의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을 어쩌나, 첫 드라이버에서 뽕샷을 내고 말았으니 말이다. 동반자들은 '수준높은 골프를 친다', '오늘은 비가 오려나' 등 하늘을 보면서 비아냥거리며 웃음을 날리고 있으니 자신이 밉고, 골프가 싫어진다.

드라이버 뽕샷(High Ball)은 왜 나는 것일까. 뽕샷이란 드라이버로 친 볼이 높이 떴다가 거리가 나지 않고 뚝 떨어지는 볼을 말하는데, 이러한 높은 발사 각도(Launch Angle)는 왜 생길까. 발사각은 스윙 스피드가 90~100mph일 때, 13~14도가 가장 이상적인데 말이다.

발사각도(Launch Angle)란 임팩트 후에 볼의 뜨는 각도를 말하는데, 클럽 로프트와 스윙궤도 및 임팩트 시 클럽페이스에 공이 맞는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임팩트 시에 수평선에 대해 클럽페이스가 이루는 각도가 커지는 경우 즉 뽕샷이 나타난다.

실제 클럽 로프트가 뽕샷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드라이버 클럽의 로프트는 일반적으로 8~13도이기 때문에 평균 10.5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 그 차이가 미미하다는 말이다. 또, 클럽페이스의 어느 부위에 볼이 맞느냐에 따라 로프트가 변하는데, 중심점에서 위로 1인치가 벗어나면 페이스 롤에 의해 로프트 증가가 5.2도가 증가한다. 그래서 드라이버 위쪽에 맞으면 뽕샷이 되기 쉽다.

또다른 원인으로 클럽 스피드에 비하여 샤프트의 강도가 현저하게 약하면 뽕샷이 나기 쉽다. 스윙 스피드가 빠를수록 그리고 샤프트의 유연성이 높을수록, 임팩트 시에 샤프트가 휘어지면서 로프트 각이 커지게 된다. 때문에 스윙 스피드가 빠른 프로 골퍼들은 샤프트가 강하고 로프트 각도가 낮은 클럽을 사용한다.

발사각도(Launch Angle)에 영향력(15%)은 적지만, '받음각'(Attack Angle) 다시 말해 클럽페이스가 골프공에 접근하는 수직적인 각도가 커지면 공이 높이 뜬다. '받음각'은 클럽을 올려치면 기본 받음각에서 '+', 내려치면 '–'의 값을 가지게 된다. 또 그 각도가 실질적으로 발사 각도(Lunch Angle)에 미치는 영향도는 15%로 낮지만, 스윙에 따라 받음각이 크게 변하고, 또 그 편차가 아주 심하므로 실질적으로 뽕샷은 받음각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이버 헤드와 공에 어떤 각도에서 맞는냐에 따라 타구의 질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장일환 교수 제공
드라이버 헤드와 공에 어떤 각도에서 맞는냐에 따라 타구의 질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장일환 교수 제공

받음각이 커지는 경우는 크게 네 가지로 설명된다. #1. 어드레스 시에 볼을 너무 몸에서 멀리 두거나, 클럽페이스가 열리거나, 뒷발에 체중이 실리게 되면 받음각(Attack Angle)이 커진다. #2. 백스윙 시에 빠른 템포로 클럽을 손으로 번쩍 들어 가파르게 백스윙을 하면 다운스윙 시에 가파르게 내려오면서 V자형 스윙궤도가 만들어지면서 받음각(Attack Angle)이 커진다. #3. 그립을 강하게 잡고, 손목으로 과도하게 퍼 올리는 스윙을 하게 되면 받음각(Attack Angle)이 커진다. #4. 다운스윙 시에 클럽이 먼저 내려오는 엎어치기(오버 더 톱)를 하면 받음각(Attack Angle)이 커질 수 있다.

드라이버 뽕 샷은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그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발생하지만, 가장 큰 발생 원인은 받음각이 지나치게 커지는 스윙 때문에 발생한다. 특히 빠른 템포로 클럽을 손으로 번쩍 들어 가파르게 백스윙을 하면 뽕샷이 되기 쉽다.

필드에 서면 누구나 긴장하고 리듬이 빨라진다. 빠르고, 가파른 백스윙을 하게 되면, 그것이 뽕샷으로 이어지기 쉽다. 백스윙의 목적은 클럽을 높이드는 것이 아니라 상체의 꼬임과 체중을 오른쪽으로 넘기는 것이다.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 티샷을 해보자. 그러면 뽕 샷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멋진 발사 각도(Launch Angle)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구공업대 레저스포츠계열 교수(PGA 회원, 더 플레이어스 골프클럽 헤드 프로)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