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영어 '판박이 논란' 여파… 이제 사설 모의고사도 점검한다 

교육부, 사교육 카르텔 긴급 점검 회의 결과 10일 발표
올해 수능부터 사설 문제집뿐 아니라 모의고사도 입수해 유사성 검토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 23번 문제 지문이 대형 입시학원의 사설 모의고사 문제 지문과 거의 동일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23번 문항(왼쪽)과 대형 입시학원의 유명강사가 배포한 모의고사 문항.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 23번 문제 지문이 대형 입시학원의 사설 모의고사 문제 지문과 거의 동일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23번 문항(왼쪽)과 대형 입시학원의 유명강사가 배포한 모의고사 문항.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의 일부 문항이 사설 모의고사 문제와 흡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교육부가 올해 치러질 수능부터 사교육업체의 모의고사를 입수해 출제 중인 수능 문항과 유사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 9일 오석환 차관 주재로 EBS,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과 함께 '사교육 카르텔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밝혔다.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의 23번 지문은 한 대형 입시학원의 유명 강사가 만든 사설 모의고사 지문과 한 문장을 제외하고 동일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한, 해당 지문이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EBS 수능 교재 감수본에 실렸다가 최종본에서 제외된 사실도 알려졌다.

감사원은 현재 이 지문이 수능, 사설 모의고사 문제집, EBS 수능 교재 감수본 등 3곳에 중복 출제된 경위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사설 모의고사를 제작한 강사는 현직 고교 교사들에게 사들인 문항으로 교재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아온 인물이다. 해당 강사는 현재 교사 4명과 함께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수사 의뢰됐다.

교육부는 "이들 교사 4명은 2023 수능이나 모의평가 출제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이들이 EBS 집필에도 참여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교육부와 EBS, 평가원은 비슷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수능과 EBS 출제 과정을 개선하기로 했다.

평가원은 향후 수능 출제 과정에서 사교육 유착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출제위원의 사전 검증·사후 관리를 체계화할 방침이다.

특히 수능 출제본부 입소 후에도 사교육 업체의 모의고사를 입수해 출제 중인 수능 문항과 유사성을 검토한다.

지금까지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문제집'만 확인하고, 사교육업체가 실제 수능 문제처럼 제작한 '모의고사'는 검토하지 않았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아울러 수능 문항과 사교육업체의 모의고사가 유사하다는 주장이 나올 경우에 대비해 이의 신청 검토 절차와 조치 방안도 마련한다.

EBS는 교재 집필에 참여하는 교원의 구성·운영 원칙을 강화하고, 개발 중이거나 개발이 완료된 문항이 유출되지 않게 보안 체제를 재정비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향후 재발을 방지하고 수능 출제 공정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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