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사권독립에도 간부 임명 못하는 경북도의회

2급 자리인 사무처장이 여전히 경북도에서 파견돼
현실적으로 도의회 최고 간부가 4급 상당이기 때문에 2급 자리 꿈도 못 꿔
비정상적인 인사 체계 유지가 관리·감독 부실까지 우려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경북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올해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매일신문 DB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경북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올해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매일신문 DB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가 소속 직원 인사권을 행사하게 된 지 올해로 2년이 됐지만, 여전히 집행부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경북도의회가 의회 사무처 공무원 최고위직인 사무처장(2급)과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총무담당관(4급)을 경북도에서 옮겨온 인물로 채우고 있다.

최근 경북도의회 사무처에서 지난 연말에 있었던 인사 관련 뒤엣말이 나온다. 집행부에서 사무처 소속 공무원 중 한 명을 기초단체로 보내는 인사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 다만 집행부 인사 일정 탓에 여의치 않아 이번 인사에는 자리를 옮기지 못했고, 다음 인사에는 이동하게 될 것으로 소문이 돈다.

경북도의회 관계자는 "지방의회 전문성 강화와 함께 2년 전 시행된 지방자치법 개정의 핵심이 인사권 독립이다. 그런데 인사철 전후로 집행부 관련 소문이 무성하다"면서 "결국 의회 사무처의 인사권이 경북도에서 완전히 독립하지 못한 것을 보여주는 셈"이라고 했다.

현재 도의회는 의회 사무를 보는 공무원의 총책임자인 사무처장을 도에서 파견한 인물로 채용하고 있다. 의회 사무처 인사권을 가진 의장이 실질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고위 공직자는 담당관과 수석전문위원 등 4급까지이다. 이마저도 4급 중 최선임인 총무담당관 자리는 도의 영향에 따라 인사하는 자리다.

경북도의회 관계자는 "의회 사무처가 독립 기관이 될 때 사무처 공무원들의 소속이 경북도에서 경북도의회로 바뀌었는데 당시 총무담당관 자리는 소속이 바뀌지 않는 자리가 됐다. 사무처 공무원들이 노력해도 4급에서 그 위로 올라가는 것은 꿈도 못 꾸는 셈"이라며 "의회 사무처가 의회의 집행부 관리·감독을 보조하는 게 아니라 집행부를 옹호하게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지방의회가 제대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사 체계를 개선해서 3급 자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의장단이 필요성을 못 느끼고, 사무처 수장이 집행부 자원이라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도에서 2급 또는 3급 자리를 하나 빼야 의회 사무처장을 자체 승진시킬 수 있는 데 조직 운영 면에서 두 기관이 완전히 분리된 상황이 아녀서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현재 의회 사무처 소속 4급 이하는 완전히 독립됐다고 보고 4급이 3급으로 승진할 때 도청과 인사 교류를 통해 승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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