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소방관 2명이 순직한 문경 공장 화재와 관련, 소방당국이 샌드위치 패널 건물의 구조적 취약점을 중점으로 원인 규명에 나선다.
소방청은 5일 경북 문경시 육가공 공장 화재 사고의 합동사고조사단을 꾸려 철저한 원인 규명에 나선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소방청 기획조정관을 단장으로 하고 안전관리조사반·화재조사반 등 2개 분야로 구성한다.
소방방재학과 교수, 건축내화·구조 전문가, 소방기술사 등 민간 전문가와 전국소방노동조합·소방공무원·직장연합협의회 추천 위원, 국토교통부·소방청 담당 공무원까지 모두 25명이 참여한다.
사고 당시 최초 상황 대응부터 화재진압 구조활동, 현장 지휘과정 등 현장 대응활동, 안전관리 문제점을 확인해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는다.
특히 샌드위치 패널의 구조 및 내화(耐火)적 문제점 등 건축구조 전반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샌드위치 패널은 합금 강판 사이 석유화학제품인 스티로폼·우레탄·글래스울 등 단열재를 넣은 것으로, 내구력(오래 견딜 수 있는 힘)과 내화력(불에 타지 않고 잘 견디는 힘)이 타 건축자재보다 현저히 약하다.
화재 시 패널 강판이 달아올라 대피를 가로막는다. 단열재에 불이 붙으면 물을 뿌려도 철판에 막혀 닿지 않는다. 매연, 유독가스를 배출해 시야와 호흡도 방해한다.
철판과 단열재가 고열에 녹으면 벽체가 휘거나 붕괴한다. 불연·난연성 단열재를 써도 1시간이 한계다. 샌드위치 패널 건물에 흔히 쓰는 철골 구조물(H빔 등)도 오랜 고열에 쉽게 변형돼 건물을 무너뜨린다.

이 탓에 ▷2020년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38명 사망) ▷2018년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9명 사망)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40명 사망) ▷1999년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23명 사망) 등 수많은 인명피해가 났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 규제는 미봉책에 그치거나 손바닥 뒤집기를 반복했다.
국토교통부는 2014년 샌드위치 패널 내부를 '난연재'로 채우라는 규제를 내놨으나, 그 이듬해 '바닥면적 600㎡ 이하 창고'에 대해 가연성 샌드위치 패널을 허용했다.
2022년에는 국토부가 샌드위치 패널의 강판·단열재 기준을 강화해 불에 타는 시간을 늦추고 단열재 용융‧수축에 따른 붕괴를 막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엔 "제조업계 사정을 고려한다"며 용융‧수축 기준 삭제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6일 1차 현장 점검과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자료수집, 사고분석에 나선다.
소방청 관계자는 "조사단은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의 화재 특성을 분석하고 내화 성능과 구조물의 붕괴 관계를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문경시 신기동 신기산업단지 내 육가공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 건물 내부에서 인명을 수색하던 경북 문경소방서 소속 김수광(27)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가 고립돼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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