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의힘 텃밭 중진 험지 차출 이어가…서병수 "당 요청 수용, 중진들 동참해 달라"

서병수, 김태호에 이어 조해진 의원에게도 현역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구 출마 요청
부산지역 현역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구로 추가 차출 가능성 열려 있어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서 의원은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서 의원은 "오늘 저 서병수는 낙동강 벨트라고 불리는 부산 북·강서구 갑으로 출전하라는 당의 요구를 받았다"며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부산경남지역 중진들을 더불어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이 포진한 지역구로 '차출'하는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당의 강세지역에서 상대적으로 편하게 선수를 쌓으면서 인지도를 높였으니 이제는 험지로 나가 당을 위해 싸우라는 취지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7일 3선의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겨 지난 총선 때 민주당에 패한 경남 김해시갑 또는 김해시을 지역에 출마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김해시갑과 김해시을은 각각 민주당 민홍철, 김정호 의원의 지역구다.

장 총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의원에게 김해시갑이나 김해시을로 가서 당을 위해 헌신해 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전날 5선 서병수(부산 부산진갑), 3선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에게 각각 부산 북강서갑(현역 민주당 전재수), 경남 양산을(현역 민주당 김두관) 출마를 요청한 데 이어 조 의원에게도 험지 출마를 요청한 것이다.

장 총장은 "김해시갑·을도 우리 현역이 없는 곳인데 그 지역까지 승리한다면 낙동강 벨트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조 의원께 말씀을 드렸다"고 헌신요청 배경을 설명했다.

당의 이 같은 요청에 조 의원은 "중진으로서 당의 총선 승리에 어떻게 기여할지 고민해 오던 차에 그런 요청을 받아서 다각도로 고민해봐야 한다"며 "설 연휴 기간 지역 주민들 말씀을 들어보고 적절한 시점에 결론을 내리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전날 부산 북강서갑 출마요청을 받은 서병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수락의사를 밝히면서 중진들의 동참도 주문했다.

서 의원은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겠다"며 "나라와 당을 위하는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내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겠다. 어떤 희생,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부산 남구을(박재호)과 사하구갑(최인호)에 민주당 현역 재선 국회의원이 건재하기 때문에 국민의힘의 중진 차출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구체적으로 3선인 김도읍·이헌승 의원 등이 당 지도부의 헌신요청을 받을 수 인사로 거명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를 불과 60여일 밖에 남겨두지 않고 지역구를 바꿔 출마하라는 것은 정치인에게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며 "텃밭에서 더 이상 편하게 선수를 쌓지 말고 험지로 나가 싸우라는 당의 노골적인 압박이기 때문에 중진들도 거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정치권에선 부산경남 방식의 중진 차출시도는 대구경북에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 내에선 사실상 민주당 강세지역이 없어 '차출' 필요성이 낮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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