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러 전쟁 2년] 기약없는 평화…장기전 피로감 '최대 적'

우크라, 작년 6월 대반격 좌초돼 고전…군수장과도 불화
러, 작년 말부터 공세 강화해 격전지 점령…푸틴은 재선 유력
전쟁 피로감에 美지원 주춤…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최대 변수

러시아에 전쟁포로로 잡혀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 가족들이 21일(현지시간)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의 크리비리흐에서 포로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크리비리흐는 전선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달 초 러시아군은 이곳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가해 쇼핑센터와 고층 건물 등이 파손되고 1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러시아에 전쟁포로로 잡혀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 가족들이 21일(현지시간)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의 크리비리흐에서 포로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크리비리흐는 전선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달 초 러시아군은 이곳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가해 쇼핑센터와 고층 건물 등이 파손되고 1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24일로 만 2년을 맞는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단기전이 될 것으로 보였으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 속에 장기전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초반 방어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6월 개시한 대반격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점차 러시아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에 밀리는 우크라이나

20만 병력을 이끌고 거침없이 수도 키이우까지 진격한 러시아의 물량 공세에 국제사회는 순식간에 우크라이나가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달간 공세를 버틴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군사 지원을 등에 업고 2022년 9월 들어서는 동북부 하르키우를 대부분 수복하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영토 탈환을 위한 대반격 작전을 준비하던 지난해 5월 러시아 바그너그룹 용병에 격전지 바흐무트를 빼앗겨면서 고전을 거듭했다.

러시아는 작년 말부터 공격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작년 12월 29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122기와 무인기(드론) 36대를 발사하며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감행했다.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아우디이우카도 17일 러시아 수중에 떨어졌다.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소도시 드미트리우카 도로 한켠에 러시아군이 2년 전 퇴각하면서 두고 간 전투차량이 방치돼 있다.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소도시 드미트리우카 도로 한켠에 러시아군이 2년 전 퇴각하면서 두고 간 전투차량이 방치돼 있다.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소도시 보로디안카에 아파트 건물 한쪽이 무너진 채로 서 있다. 이 건물 지하실로 사람들이 피신했다가 미사일에 숨졌다고 한다. 연합뉴스

◆장기전…양 국가 피로감 호소

우크라이나는 장기전 피로감 속에 전황은 어둡기만 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각국을 동분서주하며 "포탄을 달라"고 호소하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최대 후원자인 미국이 가자지구 전쟁으로 시선이 분산된 탓이 크다.

국내 상황도 '결사 항전'의 의지로 뭉쳤던 전쟁 초반과는 사뭇 다르다. 2년 내내 군을 이끌며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던 발레리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최근 수개월간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불화설에 시달리다가 지난 7일 전격 경질됐다.

러시아 역시 장기전에 대한 부담은 마찬가지다. 가장 큰 '이변'이었던 작년 6월 바그너그룹 지도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쿠데타 시도 역시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다. 러시아는 최근 북한에서 탄도미사일을 지원받아 전장에 투입하고 있다는 정황까지 포착됐다.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소도시 보로디안카에 아파트 건물 한쪽이 무너진 채로 서 있다. 이 건물 지하실로 사람들이 피신했다가 미사일에 숨졌다고 한다. 연합뉴스

◆지지부진한 평화협상

양국이 진지하게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세계 80여개국이 참여하는 우크라이나 평화공식 국가안보보좌관 회의도 4차례나 열렸지만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와, 중국 등이 빠져 말잔치만 되풀이됐다.

우크라이나로서는 실지를 포기할 수 없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 점령지 합병 등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고수하고 있다.

전쟁의 향방에 대해선 미국 대선 결과가 최대 변수다. 미국 정권이 바뀌면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 역시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푸틴 대통령이 11월 대선 때까지 현 상황을 유지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우크라 재건 비용 눈덩이

장기전으로 국토 전역이 전쟁터가 된 우크라이나의 피해도 막심하다. 지난 16일 유엔과 우크라이나, 유럽연합, 세계은행(WB) 등이 공동으로 평가한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 추정액은 향후 10년간 4천860억 달러(649조2천억여원)다. 지난해 3월 추산했던 4천110억 달러(549조여원)에서 18% 증가한 액수다.

전쟁의 포화를 피해 조국을 등진 피란민의 고단한 삶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망명청(EUAA) 통계에 따르면 작년 10월까지 독일, 폴란드 등 해외로 나간 우크라이나 피란민은 약 416만명이다.

비르기트 비쇼프 에베센 IFRC 유럽지역 이사는 "전쟁 발발 직후에 국제사회가 보여준 우크라이나인 구호를 위한 헌신과 협력이 지금도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눈을 감고 있어선 안 되며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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