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자지구 구호트럭 참사 "부상자 80%이상 총상" 증언 나와

프랑스, 독립조사 촉구…영국 "긴급조사·책임규명 필요"
미국은 이스라엘 자체조사 힘 실어
바이든, 가자지구 공중 투하 방식의 구호품 지원 방침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가자시티 해변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가자시티 해변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구호 트럭에 몰려든 민간인에게 발포해 대규모 인명피해가 났다는 의혹에 대해 진상을 정확히 규명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구호품을 실은 트럭에 몰려든 팔레스타인 주민 100여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스라엘은 경고사격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대부분이 압사했거나 트럭에 치여 사망했다고 설명했지만,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발포가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건 발생지의 한 병원에서는 이송된 부상자의 80% 이상이 총상을 입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가자 북부의 알 아우다 병원의 모하메드 살하 병원장은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이 병원으로 이송된 176명 중 142명이 총상을 입었고 34명이 압박으로 인한 부상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사건으로 112명이 사망하고 75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목격자들과 일부 부상자들은 이스라엘군이 주민들에게 총격을 가해 공포를 불러일으켰다고 증언했다"며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연합뉴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연합뉴스

▶국제사회는 진상을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구호 트럭을 기다리던 사람들의 죽음은 끔찍했다"며 긴급한 조사와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더 많은 구호품 지원이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민간인이 이스라엘군의 표적이 된 가자지구에서 나온 사진에 깊이 분노한다"며 "이런 총격을 가장 강하게 규탄하며 진실, 정의, 국제법 준수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엑스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설명'을 요구하며 인질 석방과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확대를 위한 휴전을 촉구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X를 통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절박하게 기다리던 무고한 민간인들이 살해된 사건에 충격을 받았으며 혐오감을 느낀다"며 독립적인 조사와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국제여론의 압박이 거세지자 미국도 진상 파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독립 조사가 아닌 이스라엘 정부의 자체 조사를 신뢰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에 조사를 요구했다"며 "그들이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런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해 (당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평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그동안 "매우 정직하고 솔직했다"며 이들에게 조사 완료 시한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에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조만간 우리는 요르단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 함께 항공으로 우크라이나에 구호품을 뿌리는 일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우리는 가자에 수백 대의 트럭이 오가게 해야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구호품의 육상 보급로 확보에도 노력한다는 뜻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객관적인 자체조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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