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해서라면 성격이라도 바꿔야죠."
신학기 개학을 맞아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친구 사귀기에 적극 나서는 '신학기 풍속도'가 펼쳐지고 있다.
개학 전후로 대구 지역 학부모 커뮤니티에선 '엄마들끼리 친해지는 법', '친한 학모(學母) 사귀는 법' 등에 대해 질문하거나 방법에 대해 공유하는 글들이 적지 않게 올라온다.
학부모들은 주로 아이 등·하굣길이나 개학 전 열리는 학부모 오리엔테이션, 대단지 아파트 내 놀이터 등에서 친분을 쌓아가는 모습이다.
한 초등학교 신입생 학부모 A씨는 "산후조리원발(發) 모임부터 어린이집, 유치원 모임 등 엄마 모임 3곳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아직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은 들어가지 못해서 일부러 학교에서 모집하는 안전지킴이이나 급식 모니터단을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이들이 친목에 나서는 이유는 소위 '정보력' 때문이다. 친목을 통해 학원을 공유하거나 학교생활 정보를 빠르게 접할 수 있어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친목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인기 수업이나 일부 체험 활동의 경우 조별 단위로만 신청을 받는 경우도 있어 '무리'를 형성하는게 유리하다는 인식도 있다.
달서구 한 초등학교 학부모 B씨는 "모임에 학교운영위원회나 학부모회 소속 학부모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여러 이점이 있다"면서 "학교에서 합창대회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가정하면 가장 빨리 정보를 얻은 같은 무리 학부모들이 대회 정원을 몽땅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어 "저학년 아이들은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속속들이 부모에게 알려주지 못해 답답한 경우가 있는데 모임을 통해 학교폭력 사건 등을 알게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수성구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학부모 C씨도 "대구 근교에 1년 정도 대기해야만 참여할 수 있는 별자리 관찰 체험수업이 있는데 개인으로는 신청 자체를 못한다. 아이 6명과 그 학부모들이 팀을 이뤄서 신청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친목을 형성하지 못한 학부모의 소외감도 상당하다. 특히 맞벌이 부모의 경우 모임에 참석할 시간과 여유가 없어 속만 태우기도 한다.
예비 초등학생 부모인 D씨는 "아이가 숫기가 없는 편이라 학부모 모임을 찾긴 해야하는데 맞벌이라 시간이 없어 벌써 걱정"이라며 "식사 비용을 다 내는 조건이라도 받아주는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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