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차 때문에 1시간 일찍 도착…” 서대구역 고질병 주차난 해결까지 최소 반년

서대구역 주차장 모두 220면, 동대구역과 15배 차이
교통 불편에 대부분 승객 자차로 이동, 주차장 더 붐벼
"9월 주차광장 개방 전 임시 활용 공간 마련해야"

서대구역을 찾은 이용객들로 주차장이 붐비는 모습. 독자 제공
서대구역을 찾은 이용객들로 주차장이 붐비는 모습. 독자 제공

"평일이라 이 정도지, 주말에는 차 댈 곳이 없어서 난리예요."

12일 오전 서대구역 남측 주차장엔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역에서 나온 사람들이 주차해둔 차를 타고 나가도, 새로 들어온 차가 금세 빈 자리를 채웠다. 역 앞에서 승객을 기다리던 택시기사 이모(67) 씨는 "너도나도 차를 몰고 오니까 이 정도 크기 주차장으론 감당하기 어렵다"며 고개를 저었다.

서대구역 개통 이후 내내 고질병으로 지적돼 온 주차난이 최소 반년은 더 지속될 전망이다. 주차 공간이 추가로 조성되기 전까지 이용객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간 서대구역 주차난 원인으론 이용객에 비해 주차장 자체가 매우 협소하다는 점이 꼽혔다. 서대구역은 남측 주차장 171면, 북측 주차장 49면을 합쳐 모두 220면의 주차공간을 확보, 동대구역 주차면수(3천300면)와는 15배 정도 차이가 난다. 지난해 9월 발표된 '2022 철도통계연보'에 따르면 서대구역의 일평균 이용객은 3천558명에 달한다.

게다가 교통이 불편해 자차로 오는 승객이 많다 보니 주차장은 더욱 붐빌 수밖에 없다. 대구시 버스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서대구역 인근을 지나는 버스 노선은 마을버스를 포함해도 10개뿐이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대구도시철도 3호선 공단역과도 2.4㎞ 떨어져 있다.

서대구역을 이용객들은 주차장을 늘리거나 대중교통 노선을 확보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달에 두세 번 서대구역을 이용한다는 박모(71) 씨는 "주차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적어도 20분, 여유가 있다면 1시간 정도는 일찍 오려고 한다"며 "주차장을 추가 확보하거나 장기주차 차량을 줄일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대구역 근처 주민 임모(27) 씨는 "차가 없어 매번 부모님께 태워달라 부탁드리는데, 올 때마다 주차장이 복잡하다. 가까워서 서대구역에 오긴 하지만, 조금만 멀었어도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 편한 동대구역으로 갔을 것 같다"며 "버스 노선이라도 지금보다 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시는 오는 9월까지 서대구역 인근에 '교통광장'을 조성해 주차시설을 보강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상주차장 276면, 지하주차장 172면 등 추가로 마련할 예정"이라며 "내년부터 시행될 버스 노선 개편안에선 서대구역의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전까지 주차난을 해결하려면 임시 공간이라도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주한 대구 서구의회 의원은 "주민들은 서대구역이 가까워서 찾았는데 주차 문제로 오히려 시간을 더 낭비하는 상황"이라며 "나대지 등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임시로 개방해 주차공간 확충 전까지의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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