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 프로의 골프미학] <21> ‘경영 악화’ 골프장들의 대회 유치 경쟁

골프 수요 급감으로 인한 경영 적자 메우기 위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갑질 골프장, 이제와서 각종 혜택 제시
시니어 골프대회 유치 등으로 일반 내장객 수요감소 대체

아마추어 골프대회로 성황을 이룬 김천 포도CC의 전경. 황환수 프로 제공
아마추어 골프대회로 성황을 이룬 김천 포도CC의 전경. 황환수 프로 제공

골프장들이 올 들어 경영악화로 어려움에 처하면서, 각종 대회 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 유례없는 호황을 만끽하던 골프장들이 경기불황과 내장객들이 줄어든 탓에 예약률이 크게 떨어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골프장들은 다양한 응급 고객유치전을 펼치고 있으나, 그닥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전전긍긍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의 대다수 골프장들은 눈에 띄게 줄어든 고객들을 되돌리기 위해 다양한 할인경쟁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온마저 떨어지거나 비가 와서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골프장들은 본격적인 봄 시즌을 앞두고, 매출 신장을 위한 다양한 시책 가운데 눈에 띄게 늘어난 영역이 장년층과 시니어 아마추어를 겨냥한 시합공모전이다.

물론 아직 몇몇 골프장이 적극적이지만 상당한 상품과 골프장 이용에 관한 특전을 걸어 성공적인 유치에 성공한 곳도 있다. 이 과정에서 미드아마 연맹회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대회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25일부터 김천 포도컨트리클럽에서 예선전이 열리는 아마추어 대회도 예선전부터 이미 마감돼 큰 기대감을 갖게 한다. 고령에 위치한 마스터피스 아마추어 챔피언전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많은 시니어 골퍼들의 지원으로 성공적인 대회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다른 골프장들도 시니어 골퍼들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아마추어 시합들이 계획되거나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골프장 경영 측면에서 보면, 아마추어 골퍼는 수익과 직결되는 요소인데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공급자 중심의 갑질을 했다. 하지만 이제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오히려 답답한 것은 골프장이 됐다. 그런데도 아직도 큰 할인 혜택이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필드 골프장을 아예 가지 않는 골프 동호인들도 많다.

골프 수요 급감에 따라 고객 유치전에 뛰어들지 않은 골프장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예약률 높이기에 혈안이 된 모양새다. 한 때, 골프단체(모임) 연회원들이 라운딩을 할 골프장을 찾지못해 모임을 포기할 지경에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골프장들이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워, 이들을 외면했다.

아마추어 골프 동호인들을 위한 대회 유치로 경영난 타계에 나선 골프장들. 황환수 프로 제공
아마추어 골프 동호인들을 위한 대회 유치로 경영난 타계에 나선 골프장들. 황환수 프로 제공

상황은 급반전됐다. 최근 들어 골프장마다 골프 모임들의 연부킹을 유치하기 위해, 해를 넘겨 현재까지도 모집중이라는 광고를 올리고 있다. 일부 골프장들은 그린피 파격할인 또는 아침식사 무료제공 등 파격 제안으로 내장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많은 골프 동호인들은 이구동성으로 "부킹이 힘들 때는 그렇게 큰 소리 치더니, 이제와서 뒤늦게 각종 혜택을 줘봐야 가지 않는다"며 "지금은 할인을 해도, 그 돈이 아까워 못갈 정도로 경제적 상황이 넉넉하지 않다"고 불평했다.

이 와중에도 지난 달 오히려 카트비를 올려 비난을 자초한 골프장도 있다. 고객의 요구(니즈)보다 자신의 잇속을 먼저 챙기는 골프장들이 점점 골퍼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모든 사업경영의 기본기에 속하는 단순한 논리임에는 틀림없다.

회원제 골프장인 대구컨트리클럽마저 남은 티를 할인혜택을 줘서 온라인 부킹시장에 내놓고 있다. 회원제와 비회원제 골프장들의 가격 격차가 여전한 가운데 시설이 좋은 골프장들도 보다 파격적인 그린피를 제시해야 한다.

퍼블릭 골프장도 세제혜택만 노려 정작 골퍼들의 그린피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 반복적 행태를 개선해야 한다. 특히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골프장들의 각성이 촉구되는 시점이다. 아마추어 대회를 비롯한 다양한 시상을 앞세운 아이디어성 골프대회, 파격적인 식음료를 제시하는 골프장, 특별한 기간을 앞세워 대폭 할인 그린피를 제공하는 골프장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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