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앙부처 공무원도 尹정부 심판 선택?…"민주당 텃밭·젊은 유권자 영향"

세종갑에 출마한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가 10일 오후 세종시 대평동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유력해지자 지지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종갑에 출마한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가 10일 오후 세종시 대평동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유력해지자 지지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무원의 도시' 세종시에서 야권이 두 석을 모두 싹쓸이하면서 중앙부처 공무원들마저 '정권 심판'에 힘을 실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세종시는 출범 이후 민주당 계열 후보가 대대로 총선에서 당선된 지역이고 젊은층 비율도 높아 애초부터 야권 승리가 점쳐졌다는 분석도 있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세종갑에 출마한 김종민 새로운미래 당선인은 56.93%의 득표율로 류제화 국민의힘 후보(43.06%)를 13.87%포인트(p) 차이로 앞서며 당선됐다.

세종갑은 '부동산 갭투기' 의혹으로 이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천이 돌연 취소되면서 김 당선인과 류 후보가 맞대결을 펼친 곳이다. 이 후보의 지지층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을 창당한 김 당선인에게 흡수될지, 류 후보에게 흡수될지 관심이 모였다.

결과적으로 류 후보가 패배하면서 세종갑 유권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공무원들이 '정권 심판'에 손을 들어줬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김 당선인이 이재명 대표 체제를 비판하며 탈당하고 새로운미래를 창당해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발을 샀으나, 집권여당 소속인 류 후보를 선택하는 전개로 이어지진 않았다는 분석이다.

중앙부처 소속 한 고위공무원은 "공무원도 한 명의 유권자다보니 이번 총선에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당 인지도 면에서는 새로운미래가 생소하긴 했지만 간부급이 아닌 저연차 사무관 등은 공무원이라는 정체성보다는 본인 소신에 따라 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중앙부처 공무원은 "민생토론회 이후 후속법안들이 국회를 문턱을 넘어야 하는데 발목이 잡히면 일을 추진하기 쉽지 않아 벌써부터 걱정"이라며 "공무원 입장에선 집권여당이 의석 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업무적으로 수월하다. 그럼에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정권에 비판적인 성격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공무원 표심보다는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기 '국토균형발전'을 근거로 세종시 건설이 추진된 만큼 여전히 진보적인 색채가 강하게 남아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세 차례 시행된 총선에서 승리는 모두 민주당 계열 후보에게 돌아갔다. 19대와 20대 선거에선 이해찬 민주당 고문이 연이어 당선됐고 21대 총선에서는 홍성국 민주당 후보가 김중로 미래통합당(전 국민의힘) 후보를 압도적인 차로 승리하기도 했다.

신혼부부 등 젊은 유권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학력 또한 높은 유권자가 많아 보수보다는 진보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해석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소속인 최민호 세종시장이 보수 출신으로는 최초로 당선됐을 만큼 대선이나 지선·총선 모두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이라며 "애초에 민주당이 강세인 지역인데다가 이번 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이 제대로 먹혀 들어가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