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 제도 개선의 현실적 어려움을 들어 지역당(지구당) 부활 등 영남 정치권의 요구에 난색을 보였다. 지역 민심과 마주하는 개인 후보의 역량을 강조했지만 열세 지역의 물리적 한계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1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가 지난 19일 원외 지역위원장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대표적 험지인 영남권을 중심으로 지역당 부활 및 중앙당의 재정적 지원, 지역 현안 처리를 위한 원내 협의 강화 등의 요구가 나왔다.
이 대표는 특히 대구경북(TK) 등 열세 지역 원외 정치 활동을 위해 요청한 사무실‧후원회‧유급 사무직원 등을 둘 수 있는 '지역당 부활' 등에 대해 현실적 제도 개선 어려움을 지적하며 정치 개선 노력과 별개로 TK 등 지역 정치권 및 위원장들의 기초체력부터 키울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선거가 끝났다고 해서 지역민들이랑 스킨십을 덜 갖지 말고 평상시에 잘해야 한다"며 "제도 개선을 시키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결국 열세 지역에서 당선되는 것은 후보 역량이다. 본인 역량을 키우고 스킨십을 잘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열세 지역 후보 경쟁력을 언급하면서 부산 선거구 전체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전재수 의원 사례를 들었다.
일각에서는 선거에서 후보 개인 역량의 중요성은 당연하지만 대표적 험지로 당원 숫자도 적고 우호적인 민심 확보가 어려운 정치 제도 환경을 바꾸기보다 후보 개인 역량만 키울 것을 요구하는 것은 배려가 다소 아쉽다는 의견이다.
현행법상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 원외 위원장들은 당과 관련된 사무실을 열 수 없는 상태다. 총선 기간 후보 사무실 외에는 평상시 각 시도당 사무실이 유일한 소통 창구인 만큼 선거구도 넓은 TK는 지역 민심 소통에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을 지낸 임미애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당선인은 "민주당이 250만의 당원 규모를 자랑한다는 말은 생활 정치를 할 수 있는 정당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대구경북은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는 경우 시도당 외에 정당을 내걸고 유권자를 상시 만날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수십 년 동안 없었다"고 말했다.
임 당선인은 "TK는 지구당이 없으면 생활 정치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250만 당원의 규모에 맞게 지구당이 부활해야 지역에서 수시로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다"며 "민주당은 지역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을 때는 늘 유령정당이다. 선거 기간에만 나타나는 정당이 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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