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증질환연합회 "의료공백으로 말기 암환자 치료 중단…사회적 대화 나서야"

보건의료노조와 함께 '진료 정상화' 촉구…적시 수술 못 받은 사례도 발생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의료공백 상황이 길어지자 환자단체와 의료 노동자들이 "정부와 의료계가 빨리 대화에 나서 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22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관계자들은 국회 앞에서 진료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희승 한국중증질환연합회 간사는 "이전에는 말기 암환자가 최후의 항암 후 내성이 생길지라도 마지막까지 치료할 수 있다면 다른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 관례였고, 상당수가 짧게는 몇달에서 길게는 5년까지 생명이 연장됐다. 가족과 본인에 상당히 의미 있는 치료과정"이라고 말했다.

최 간사는 "그런데 전공의 집단 사직 후에는 이런 환자에 바로 호스피스를 제안하거나 더 이상 치료할 방법이 없으니 내원을 하지 말라고 통보하고 있다"며 "왜 전공의 사직 전과 지금 이런 부분이 달라지는 것인지, 단 1시간의 여명일지라도 누가 이들의 삶의 시간을 정할 수 있는 건지 우리 환자들은 혼란스럽다"고 호소했다.

환자와 노동자들은 "환자들은 생명을 위협받고, 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의사·정부·국회에 "의사들의 진료 거부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고 진료를 정상화하기 위해 결단하고 행동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의사 수 추계와 관련해서도 "의사 단체와 정부끼리 1대1 대화를 하자는 것은 특권적 발상"이라며 "의사 단체는 대한민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적 대화로 참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병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적시에 수술이나 치료받지 못해 피해를 본 환자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희귀 유전질환을 가진 한 환자는 이미 암 병력이 있고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0%였지만, 몸에 생긴 종양이 암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술받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이미 신규 환자 진료가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교수들이 더 진료를 줄이겠다고 해 환자를 불안하게 만들기보다는 환자를 더 잘 볼 수 있도록 정부에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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