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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尹 면전서 15분간 때렸다 "가족 의혹 정리, 독재화"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영수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영수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채 해병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 "이번 기회에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에서 처음 열린 양자 회담에서 "159명의 국민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던 이태원 참사나 채 해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양자 회담을 시작하면서 "제가 대통령님 드릴 말씀을 써 가지고 왔다"며 안쪽 주머니에서 10페이지에 달하는 A4 용지를 꺼낸 후 15분 가량 모두발언을 했다. 이 대표가 "대통령님 말씀 듣고 말씀드리려고 했는데"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아니죠. 손님 말씀 먼저 들어야죠"라고 했다.

이 대표는 "국민께서 '정치가 국민을 걱정해야지 어떻게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느냐'고 말씀하신다"며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전달하러 왔다고 했다.

이 대표는 "사실 지난 2년은 정치는 실종되고 지배와 통치만 있었다는 그런 평가가 많다. 특히 어렵게 통과된 법안들에 대해 저희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과도한 거부권 행사, 입법권 침해하는 시행령이라든지 인사청문회 무력화 같은 이런 조치는 민주공화국의 양대 기둥이라고 하는 삼권분립,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일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우리 국민이 혹시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잡혀가는 거 아닐까 이런 걱정들을 하는 세상이 됐다"며 "모범적인 민주국가로 평가받던 우리 대한민국에 대해 스웨덴 연구기관이 독재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민생회복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부탁한다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R&D 예산 복원에 대해서도 내년까지 미룰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민생 지원을 위한 추경이 있다면 한꺼번에 처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에 대해서는 "의정 갈등이 심화하고 있어서 꼬인 매듭을 서둘러 풀어야 할 것 같다"며 "두 달째 이어진 의정 갈등 때문에 의료현장은 혼란을 겪고 국민께서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 그리고 의료진의 즉각적인 현장 복귀, 공공·필수·지역 의료 강화라는 3대 원칙에 입각해서 대화와 조정을 통한 신속한 문제 해결이 꼭 필요하다"며 여야가 함께 힘을 합칠 것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가 발언을 마치자 "좋은 말씀 감사하고, 또 평소에 우리 이 대표님과 민주당에서 강조해오던 얘기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실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자세한 말씀은 저희끼리 얘기하시죠"라고 했다.

한편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양자 회담은 당초 1시간가량으로 계획됐지만, 2시간 10분 정도로 이어져 오후 4시 14분쯤 종료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회담은 취임 후 처음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720일 만이다. 회담에는 양측 배석자 3명씩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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