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동요의 귀환, 윤복진의 시와 노래들' 11일 개최

제129회 정기연주회-일제강점기, 우리말과 글로 어린이의 얼을 이은 동요가 다시 돌아오다
윤복진과 박태준이 함께 펴낸 동요곡집 '돌아오는 배' 초연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5월 11일 오후 5시 제129회 정기연주회 '동요의 귀환, 윤복진의 시와 노래들'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대구시 문화예술아카이브 공동기획으로 이루어지며, 일제강점기에 우리말과 글로 어린이의 얼을 이은 아동문학의 선구자이자 작사가 윤복진의 작품을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어린이 합창으로 무대에 올린다.

고(故) 윤복진 선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고(故) 윤복진 선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대구에서 태어난 윤복진(1907~1991)은 1925년 방정환의 잡지 '어린이'에 동요 '별따러 가세'가 입선된 후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또 1930년에는 '김귀환'이라는 필명으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요 부문에서 1등으로 당선됐다.

계성학교 재학시절 남성정 교회(현, 대구제일교회)성가대로 활동했고, 이때 계성학교 교사이자 제일교회를 함께 다닌 박태준과 교류를 이어갔다. 작곡가 박태준과 함께 동요작곡집으로 '중중떼떼중', '양양범버궁'이 있으며, 이 두 동요작곡집에 실린 작품을 발췌해 '돌아오는 배'를 간행했다. 윤복진은 어린이들의 교육에 관심을 가졌고, 해방 후 여전히 일본말로 노래를 부르는 어린이들을 보고 우리말과 우리글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초등용가요곡집', '중등용가요곡집'을 1946년에 발간하기도 했다.

좌)박태준, 우)윤복진.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좌)박태준, 우)윤복진.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대구시는 2022년 9월 아동문학가이자 작사가인 윤복진의 유족으로부터 친필 노트를 비롯한 그의 문화예술 활동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 350여 점을 기증받았다. 기증된 윤복진의 자료는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길게는 100여 년이 다 되어가는 자료들이다. 민경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그동안 음악계에서 윤복진과 그의 작품에 대해 과소평가하거나 잊혀진 부분도 적지 않다. 이번 기증과 공연을 계기로 해금 이후 음악계, 문학계에 윤복진에 대한 재조명이 우리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제강점기, 동요는 단순한 노래의 개념을 넘어 최초의 민간 주도 민족 문화 운동"이라며 "윤복진의 작품 활동이 단순히 예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민족문화를 지켜 내기 위한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홍영상.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홍영상.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이에 따라 대구광역시 문화유산과는 2024년 1월 30일부터 3월31일까지 대구근대역사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문화예술아카이브 기획전시 '동요의 귀환, 윤복진 기증 유물 특별전'을 개최하는 한편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목소리를 통해 악보에 생명을 불어넣은 공연을 무대에 선보인다. 특히 이번 연주회는 특별전에서 최초로 공개한 작곡집 '돌아오는배'(윤복진 작요, 박태준 작곡)에 수록된 노래를 편곡해 최초로 발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홍영상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취임 후 첫 공연으로, 잊혀 있었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대구 지역 예술가의 작품을 시민들에게 소개할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석 5천원. 문의 053-606-6311.

1930년 중중때때중 출판 기념, 무영당에서(좌 이근무, 중 박태준, 우 윤복진).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1930년 중중때때중 출판 기념, 무영당에서(좌 이근무, 중 박태준, 우 윤복진).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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