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법 폭주에 집단 퇴장…21대 국회 마지말까지 파행

과반 장악한 야당 특검법 '힘자랑'…대응책 없는 여당은 '거부권' 건의
정치권 "진영 논리 국민적 감시를"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 계단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단독 처리한 야당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 계단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단독 처리한 야당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1대 국회가 임기종료(29일)를 앞두고 열리고 있는 마지막 임시국회에서도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과반의석을 장악한 야당은 여전히 '힘자랑'(표결처리)으로 일관하고 있고 이렇다 할 대응책이 없는 여당은 '퇴장'과 '비판성명 발표'로 맞서는 중이다.

특히 여권에선 극심한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으로 운영될 제22대 국회가 더욱 문제라고 우려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국민보다 당리당략, 협치보다 진영논리를 우선시하는 우리나라 정치풍토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국회는 2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채상병 특검법'으로 불리는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안'을 처리했다.

하지만 회의장에는 야당 의원들만 자리를 지켰다. 안건이 상정되자 여당 의원들은 집단 퇴장해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달서구을)는 "국회의장은 의사일정을 변경하더라도 양당에 숙의 시간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오늘 아무런 사전 통보도 없이 민주당과 짬짜미로 입법 폭주한 건 정말 개탄스럽다"면서 "우리 당은 앞으로 21대 마지막까지 모든 국회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고 새 원내대표가 (9일) 선출되면 새 원내대표 중심으로 마지막까지 의회 폭주 저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남아 있다. 국회는 21대 국회 임기종료 전 한 차례 더 본회의를 열어 상정된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의 수정안을 비롯해 핵심지지층에서 요구해 온 이른바 쟁점법안들을 21대 국회 임기 중 모두 털고 가겠다는 각오다.

구체적으로 쌀값이 폭락하거나 폭락이 우려될 경우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가맹점주단체들의 단체협상권을 보장하는 '가맹사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이외의 민주화운동 피해자와 가족도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한 '민주유공자예우법 제정안' 등이 본회의에 회부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밀어붙이기를 준비하고 있는 법안들은 민생법안이라는 허울을 쓰고 있지만 사실은 다음 선거를 겨냥한 당의 핵심지지층 지원법"이라며 "국회 임기 종료 기간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탄 야당의 밀어붙이기는 사실상 유권자 매수행위"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22대 원 구성 협상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총선 승리의 여운이 남아 있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숙제'를 대거 해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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