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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 "사리 환수가 김건희 공적? 부도덕한 일 얽힌 그녀 보호 위한 성과 부풀리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함께 헌등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페이스북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페이스북

역사학자 출신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경기 수원정)이 경기 양주 회암사지 사리 환수와 관련, 김건희 여사의 공적이라는 여론 및 평가에 대해 "말도 안 된다. 수 년 간 사리 반환을 주도한 분들께 큰 결례"라고 주장했다.

▶김준혁 당선인은 20일 오후 3시 32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사리 환수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주신 대한불교 조계종,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 관계자와 전문가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면서도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이번 사리 환수 건에 대해 지난 2009년부터 사리 환수 노력이 지속됐지만 진전이 없었다가 지난해 4월 김건희 여사의 (미국)보스턴미술관 방문을 계기로 상황이 반전됐다며 마치 이 모든 일이 김건희 여사의 공적으로 성사된 것 마냥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는 (22대)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으로 152일 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캄보디아 정상 오찬(5월 16일) 때 은근슬쩍 나타나더니 이제는 양주 회암사지 사리 환수가 김건희 여사의 공적이라니 말도 안 된다"면서 "수 년 간 사리 반환을 주도한 분들께 큰 결례가 아닐 수 없다"고 재차 비판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 공식 활동의 명분을 주고 부도덕한 일에 얽혀있는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가 의도적으로 성과 부풀리기를 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사리 환수=김건희 여사 공적 여론 및 평가'와 김건희 여사의 공개 활동 재개 사이에 정치적 함의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19일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제'에서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은 사전환담을 갖고 김건희 여사를 향해 "사리 환지본처를 위해 20년 노력했는데 그렇게 안 되던 것이 (김건희) 여사님의 도움으로 가능했다"며 "부처님이 이곳으로 돌아오시려고 마음을 먹으신 것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자 김건희 여사는 "사리가 환지본처 돼 매우 뿌듯하며 이를 계기로 불교가 중흥하길 바란다"며 "제가 아니라 천만 불자들의 염원이 이룬 결과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환지본처(還至本處)는 본래의 장소로 되돌아오다는 뜻이다.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김준혁 당선인은 자신이 역사학계에 있으면서 참여한 우리 문화유산 환수 이력을 김건희 여사와 대비시켰다.

그는 "저는 오랫동안 일제강점기와 그 이후 시기에 우리나라에서 약탈된 문화유산 환수에 참여해왔다. 실제로 문정왕후 어보와 독일 오틸리엔 수도원이 소장하고 있던 전북 익산 호적대장 등을 환수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해 이를 우리나라로 가져올 수 있었다"고 사례를 들었다.

이어 "해외에 유출된 우리 문화유산은 약 21만 점이나 있는데 환수는 고작 0.5%밖에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저는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민주당 개혁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이고, 가장 먼저 해외 약탈 문화재 환수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준혁 당선인은 "이것이야말로 민족의 자주성을 바로 세우는 일고 친일잔재를 청산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일제 조선총독부와 친일파들에 의해 유출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국가유산)을 되찾아 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재차 공언했다.

퇴계 선생 폄훼 논란으로 전국 유림들로부터 사퇴와 사죄 요구를 받고 있는 김준혁 당선인(맨 왼쪽)이 4월 23일 경북유교문화회관을 찾아 경북 유림들에게 머리숙여 사죄했다. 엄재진 기자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변방의 역사' 책 표지. 매일신문DB
퇴계 선생 폄훼 논란으로 전국 유림들로부터 사퇴와 사죄 요구를 받고 있는 김준혁 당선인(맨 왼쪽)이 4월 23일 경북유교문화회관을 찾아 경북 유림들에게 머리숙여 사죄했다. 엄재진 기자

▶한편, 지난 총선(4월 12일)에 앞서 '퇴계 선생 성관계 지존' 취지의 표현으로 전국 유림들로부터 사죄 및 사퇴 요구를 받았던 김준혁 당선인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였던 지난 4월 23일 경북 안동을 찾아 유림들에게 논란이 된 내용이 들어간 책 폐간 및 회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준혁 당선인은 지난 2022년 2월 펴낸 책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변방의 역사'에서 퇴계 이황과 관련해 "성관계 방면의 지존이었다는 얘기가 있다. 전승된 설화를 보면 퇴계 이황의 앞마당에 있는 은행나무가 밤마다 흔들렸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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