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 대만총통 취임 사흘만에 '대만 포위 훈련'…대만, 긴급대응

이틀간 육해공군과 로켓군 합동군사훈련…지난해 8월 이후 9개월만
"함정·군용기, 대만 섬 인근 도착"…中군사압박에 대만도 맞불 양안 긴장고조

대만 공군 소속 미라주 2000 전투기들이 23일 대만 북부 신주 공군기지에서 이륙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군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사흘 만인 이날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대만 공군 소속 미라주 2000 전투기들이 23일 대만 북부 신주 공군기지에서 이륙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군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사흘 만인 이날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대만해협을 둘러싼 양안(중국·대만)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군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사흘 만에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대만 역시 곧바로 군 병력을 투입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본도 중국군의 대만 포위 훈련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中, 대규모 '대만 포위 훈련'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23일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이날 오전 7시 45분부터 이틀간 대만해협과 대만 북부, 남부, 동부 및 진먼다오, 마쭈섬, 우추다오, 둥인다오 등에서 육군, 해군, 공군, 로켓군 병력을 동원해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연합리젠(利劍)- 2024A 연습'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 훈련은 대만을 한 가운데에 두고 주변 해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 사실상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동부전구 대변인은 이 훈련이 대만 섬 주변에서 합동 해상 및 공중전투 준비 태세 점검, 표적에 대한 합동정밀 공격 등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며 함정과 군용기가 이미 대만 섬 인근 전투 순찰대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이 훈련은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독립' 분리 세력에 대한 강력한 징계(응징)이자 외부 세력의 간섭과 도발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밝혔다. 동부전구는 훈련 지역을 표시한 지도를 별도로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 해경국도 푸젠해경이 우추다오와 둥인다오 인근 해역에서 함정 편대를 조직, 종합 법 집행훈련을 전개해 합동순항과 신속 대응, 비상 대응 능력을 점검한다고 발표했다.

라이칭더 총통은 지난 20일 취임 연설에서 '독립'에 대한 직접 언급 없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대해 주권 등을 포함한 '현상유지' 입장을 밝혔으나, 중국은 대만의 주권 주장이 곧 '독립' 주장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대만 공군 소속 C-130 전술 수송기가 23일 대만 북부 신주 공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중국군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사흘 만인 이날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대만 공군 소속 C-130 전술 수송기가 23일 대만 북부 신주 공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중국군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사흘 만인 이날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대만 병력 투입…해경선도 감시

대만도 중국의 대규모 군사훈련에 맞서 병력을 투입, 대응에 나섰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의 군사훈련에 대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비이성적인 도발 행위"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규정에 따라 육해공군을 투입해 대응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대만의 주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군 장병들에게 "전쟁을 회피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비상 대비 태세를 철저히 갖출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대만군은 중국 해경선도 공식 감시 대상에 처음 포함했다. 이는 중국 해경선을 사실상의 위협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 국방부는 21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 해역에서 중국군 군함 7척과 중국 해경선 4척을 각각 포착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쑤쯔윈 연구원은 중국 군함과 공무 선박이 대만의 금지·제한 수역에 접근할 경우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중국의 위협을 방지하는 동시에 중국의 위협 행동을 전 세계에 알리는 '순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INDSR 산하 선밍스 국가안전연구소장은 "이런 정보 공개는 중국에 대한 반격 수단과 대응책이 통합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며 "대만 해군과 해순서(해경)가 정보 데이터 공유를 통해 중국 해경선의 대만 본섬에 대한 기습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중국 대만포위 군사훈련 \
[그래픽] 중국 대만포위 군사훈련 \'연합리젠(利劍)- 2024A 연습\'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중국군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식이 진행된 지 사흘 만에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대만 역시 곧바로 군 병력을 투입해 대응에 나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양안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kmtoil@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X(트위터) @yonhap_graphics (끝)

◆日 "대만해협 평화·안정 중요"

일본 정부는 23일 중국군이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한데 대해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은 우리나라(일본) 안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안정을 위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대만을 둘러싼 문제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하야시 장관은 이어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에 대해 계속해서 중국 측에 직접 전달하고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 뜻을 같이하는 나라와 긴밀히 협력해 각국의 공통된 입장을 명확하게 발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양안 관계 추이를 확실히 주시하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외교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일본이 오는 26∼27일 서울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국 측에 대만해협 안정의 중요성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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