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대 문화권 대해부] 우여곡절 끝에 또다시 개장 연기…도동서원 옆 서원스테이

달성군 도동유교문화관, 2016년 기본계획 수립 후 8년 지나
문화재현상변경 심의, 화물연대 파업 등 여러 어려움 잇따라
당초보다 서원스테이 객실 축소해 건립… 시행착오 우려도

15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도동유교문화관 전경.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5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도동유교문화관 전경.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쩌리스 썬머 쩨앤쭈?(저 건물의 용도는 뭔가요?)"

은행나무 명소로 유명한 도동서원. 이곳 문화관광해설사 집 앞엔 '도동유교문화관, 서원스테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설치돼있다. 400년 된 거대한 도동서원 은행나무에서 오른쪽으로 더 걸어가면, 10채 남짓한 한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마을처럼 조성된 곳이 나온다. 그러나 출입제한 테이프가 군데군데 걸려있고, 빨간색 바탕에 '출입금지 안내문'이라고 큼지막하게 써 놓은 현수막이 한옥 한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김영숙 문화관광해설사는 "오는 사람마다 저곳은 뭐 하는 덴지, 언제 개장하는지 물어본다"며 "최근 여행사 인성예절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대만인이 많이 방문하는데, 서원스테이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3대 문화권 사업으로 달성군 구지면에 세워진 도동유교문화관. 지상 1층 건축물(10동)을 건립해 조선5현역사관, 서원스테이·문화원 등이 들어섰다. 이곳은 오는 6월 첫 손님을 맞을 예정이었지만 또 다시 개장을 연기했다.

15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도동유교문화관 입구에 출입금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5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도동유교문화관 입구에 출입금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6년 3월 대구시가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2018년 2월 기본‧실시설계용역에 착수했다. 국가지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도동서원으로 인해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에 포함, 문화재청의 문화재현상변경 심의를 통과해야 했다. 이후 대구시는 2018년 4월부터 2019년 8월까지 4차례에 걸쳐 문화재 변경 신청을 진행한 끝에 허가를 얻었다.

이선애 대구시 관광과장은 "문화재의 역사성과 경관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관련 전문가들 자문을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다"며 "원래 조선5현역사관, 서원스테이, 서원문화관 등 큰 규모의 건축물을 3개 동 건축할 계획이었으나, 심의에서 지적된 사항을 반영해 건물을 소규모로 분리해 건립하면서 서원스테이 객실 수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재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해 준공이 1년 가까이 늦어지기도 했다. 당시 공사 감독을 맡았던 달성군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레미콘, 철근 등 기초 공사에 필요한 자재 수급이 어려워 3~4개월 정도 공사를 중지해야 했다. 그 외에도 행정절차 일정도 늦어지며 준공 예정이었던 2022년 9월에서 1년 뒤인 지난해 9월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동유교문화관은 사전 예약을 통해 내달 1일부터 첫 손님을 맞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부 프로그램을 보완하고자 개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예약자는 환불 조치하거나 모니터링 체험단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했다.

달성군 관계자는 "도동서원 유림 측이 서원스테이만 운영하는 데 부정적이라서 서로 협의를 거쳐 서예 프로그램 등을 만들기 위해서 개장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전통 방식 한옥이라 난방이 제대로 안 되고, 객실마다 조리시설이나 화장실이 없다 보니 일부 불편을 느낄 방문객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기획탐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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