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웃사랑] 원인 모를 허리 통증 탓 거동 힘들어…비관적인 생각도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가족들의 외면 속에 학교도 제대로 못 다녀
안정된 직장 기대하며 대구 왔지만 허약체질이 발목 잡아
모아둔 돈 도둑맞는 아픔도…허리 통증 고쳐 사회복귀가 목표

지난달 16일 김석호(가명·53) 씨가 허리를 부여잡은 채로 방 옆에 딸린 주방 겸 화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박성현 기자
지난달 16일 김석호(가명·53) 씨가 허리를 부여잡은 채로 방 옆에 딸린 주방 겸 화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박성현 기자

"으아악…."

좁은 단칸방에서 가느다란 비명이 섞인 듯한 소리가 연신 흘러나온다. 누워있을 때도 혹은 앉아있거나 서 있을 때도 비명은 멈춰지지 않는다. 김석호(가명·53) 씨는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리저리 자세를 고쳐 앉더니 오른손을 허리에 갖다 댄 채로 긴 한숨을 내쉰다.

석호 씨는 의지할 가족도, 친구도 없는 세상에 돈과 건강마저 잃어버렸다. 3년 전부터 시작된 허리 통증은 남아있던 삶의 의욕마저 앗아갔다. 건강을 찾기 위해선 병원비가 필요하고, 그러면 다시 일을 해야하는데…침대에서 네 발자국 떨어진 화장실에 가는 것도 그에겐 고역이다.

◆ 어릴 적부터 일만 계속해…모아둔 돈은 도둑맞기도

경북 울진에서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석호 씨는 어릴 때부터 외로움을 강하게 느꼈다고 한다. 형제가 많았지만 먹고 살기 바빠 서로에 대한 관심이 없다시피 했고, 그의 부모조차도 특별히 막둥이에게 사랑을 쏟진 않았다. 그나마 석호 씨가 의지하던 어머니가 12살 때쯤 돌아가시고 나서, 그는 누구에게도 마음을 터놓을 수 없었다.

생계가 어려웠던 탓에 석호 씨는 일찍부터 일을 하면서 학교를 다녔다. 초등학생 때는 집안의 농사를 돕기 위해 지게꾼 역할을 자처했고, 중학교에 진학한 뒤로는 학비를 벌기 위해 주유소, 당구장 등을 전전했다. 학교를 제대로 다니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먼저 나서서 그에게 일을 권했고 자연스레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그 뒤로도 오징어잡이, 농사 등 일은 계속했지만 돈은 생각보다 쉽게 모이지 않았다. 석호 씨가 할 수 있었던 일이 대부분 급여나 출근이 불규칙적이었기 때문이다. 안정된 직장 생활을 꿈꾼 그는 20대 후반에 대구로 향했다. 어촌보다는 도시에 더 다양한 일자리와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대구에서도 한 가지 일을 오래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허약 체질이었던 석호 씨는 조금만 무리를 하면 쉽게 몸이 지치기 일쑤였는데, 공장 노동자에겐 퇴사 외에는 마땅히 쉴 방법이 없었던 탓이다.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금세 새로운 사람으로 그 자리가 채워지기 마련이었다.

그사이 틈틈이 모아놨던 목돈을 도둑맞기도 했다. 결혼을 전제로 같이 살던 애인이 어느 날 석호 씨의 통장에 있는 돈을 몽땅 빼간 것이다. 통장과 비밀번호를 알려주며 현금을 뽑아와달라고 부탁했던 게 화근이었다. 결국 범인과 돈은 찾을 수 없었고, 그는 더더욱 사람을 믿지 않게 됐다.

◆허리 통증 심한데 검사비 비싸 제대로 치료도 못해

살아있으니 사는 삶이 이어졌던 석호 씨에게 만성적인 허리 통증이 찾아온 건 3년 전쯤이다. 지인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장롱을 옮기고 부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퇴근을 해도, 며칠을 쉬어도 찌릿한 통증이 가시질 않았던 것이다.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상태가 돼 집 근처 병원 몇 군데를 찾았으나 다들 명쾌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고, 종합병원에서도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주사를 놔주는 게 전부였다. 당시 의사는 석호 씨에게 척추협착증이 의심된다며 정밀검사를 받아보길 권했지만, 검사비가 없어 포기했다.

주변에는 검사비와 치료비 등을 도움받을 곳도 없었다. 10년 전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는 형, 누나들과 모두 소식이 끊겼고 연락을 하고 지낼만한 지인도 마땅찮았다. 진통제로 통증을 근근이 버티던 그는 몸 상태가 비교적 좋을 때만 일을 하며 생활을 이어나가다 얼마 전부턴 기초생활수급비를 받고 있다.

매달 받는 수급비 68만원 중 월세 18만원과 공과금 10만원을 제하면 석호 씨가 쓸 수 있는 돈은 40만원 남짓. 통증이 심할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비급여 주사까지 맞고 나면 생활은 더욱 빠듯해진다.

최근엔 허리 통증이 어깨로까지 이어져 하루빨리 정밀검사와 치료가 시급하지만 병원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계속 방치되고 있다. 지자체에서도 최대 30만원의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당장 검사비만 120만원이 훌쩍 넘어 석호 씨가 부담해야 할 몫이 상당하다.

석호 씨는 허리만 괜찮아진다면 다시 일을 하러 나가고 싶어 한다. 홀로 방에서 극도의 외로움을 느꼈던 만큼 인간관계를 새롭게 맺고 싶은 마음도 크다. 침대를 떠나 지금부터라도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게 그의 유일한 목표다.

*매일신문 이웃사랑은 매주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을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액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성금을 전달하고 싶은 분은 하단 기자의 이메일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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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내역]

◆도움 절실한 이기찬 씨 가족에게 2,630만원 전달

지적장애 아들, 우울증 아내 걱정뿐인 시한부 이기찬 씨(매일신문 5월 21일 10면 보도)에게 2천630만1천435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일지테크 100만원 ▷구미현대병원 25만원 ▷㈜삼이시스템 10만원 ▷달서구약사회 10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다빈치커피대명마루점 5만원 ▷현대전산인쇄㈜(이기복) 5만원 ▷청산(우창하) 3만원 ▷전시형 10만원 ▷신혜원 5만원 ▷이수분 5만원 ▷전우식 5만원 ▷최종호 5만원 ▷나선희 3만3천원 ▷이병규 2만5천원 ▷신종욱 2만원 ▷조혜란 2만원 ▷하정현 1만5천원 ▷김종식 1만원 ▷박미화 1만원 ▷박홍선 1만원 ▷이강휘 1만원 ▷이서영 1만원 ▷이현민 1만원 ▷정혜원 1만원 ▷이순덕 5천원 ▷조철제 5천원 ▷이장윤 2천원 ▷심금자 1천원 ▷'기자님도응원감' 4천456원 ▷'돕기' 4천원 ▷'어려운시기돕자' 400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식구 챙기다 본인도 발병 이지현 씨에게 2,317만원 성금

어머니, 오빠 2명 간병하다 폐암 선고받은 이지현 씨(매일신문 5월 28일 10면 보도)에게 47개 단체, 155명의 독자가 2천317만4천860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대구은행 10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다우약품(윤종규) 50만원 ▷㈜태원전기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이일우)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백선교문화재단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대흥분쇄기(한미숙)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대구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최우진) 10만원 ▷미광종합주방(배소식) 10만원 ▷법무사 김태원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김용환) 10만원 ▷신영메딕스(신원상) 10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극동특수중량(김형중)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이전호세무사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흥국시멘트 5만원 ▷국선도풍각수련 3만원 ▷동신통신㈜(김기원) 3만원 ▷마린슐레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케이무한상사(이준혁) 3만원 ▷사단법인대한민국힐링문화진흥원 1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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