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대 기간제 근로자들에게 점심밥 준비시킨 공무원들, '갑질 의혹'

관련 업무 아님에도 점심밥 준비 시켜
청주시 "재발 방지 대책 세우겠다"

급식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급식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청주시 문의문화재단지 공무원들이 70대가 넘는 기간제 근로자 등에게 10여 년간 업무와 관련되지 않은 '점심 식사 준비'를 시켜 '갑질'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문의문화재단지에 근무하는 청원경찰 등 공무원들은 A씨(70대·여)를 비롯한 기간제 근로자에게 10년 넘게 점심 식사를 준비하게 했다.

해당 기간제 직원의 업무는 '시설물 환경 정비'로, 주된 업무는 청소다. 하지만 공무원 요구에 2년간 점심식사를 준비했다. A씨가 소속된 해당 기관의 공무원 4명이 부식비 명목으로 각자 10만원씩 걷어 A씨에게 주고, 식사를 준비하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이전 근무자들도 식사 준비를 해왔으며, 그 기간은 약 10년 동안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간제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은 평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지만, 점심 식사 준비를 위해 출근 전 식재료를 구입해 버스를 타고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식사가 끝난 후에는 설거지 등 뒤처리 몫도 기간제 직원들의 몫이었다.

이 같은 갑질 의혹이 제기되자 청주시 문화재 팀은 자체 조사를 벌이고, A씨와 합의로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자체 조사에서 청원경찰 4명은 "A씨가 거부 의사를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며 "이러한 의혹이 제기돼 당황스럽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시 관계자는 "해당 의혹의 진위 여부를 떠나 기간제 근로자들이 점심식사를 준비하게 한 점은 큰 죄"라며 "앞으로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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