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천의 아들' 김제덕, 올림픽 세 번째 금메달…온 마을이 들썩

어린시절부터 애살 넘치고 예의 발랐던 김제덕
양궁 영재로 엘리트 선수로 발들인 후 지역사회 아낌없이 지원
군민 뜨거운 사랑 보답하고자 예천군청 선수로 입단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 마련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랭킹 라운드에 출전한 김제덕이 경기 도중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 마련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랭킹 라운드에 출전한 김제덕이 경기 도중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양궁의 신궁으로 경북 예천의 자랑이 된 김제덕 선수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새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 올림픽에서 고교생 신분으로 2관왕을 달성한데 이어 만 스무 살 나이로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예천이 들썩이고 있다.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 남자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올림픽 단체전 3연패라는 기록을 세웠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2021년 도쿄 올림픽에 이어 한국 남자 양궁은 단체전 3연패를 달성했다.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으로 이뤄진 남자 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프랑스에 5-1(57-57 59-58 59-56)로 이겨 우승했다.

여기에 김제덕 선수는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 단체전과 혼성전 2개의 금메달 목에 건데 이어 이로써 올림픽 세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예천에서 자란 김제덕을 바라보는 예천군민의 사랑은 여전하다. 랭킹라운드부터 이번 결승전까지 예천에 어딜가나 '김제덕'이란 이름 석 자가 입에 올랐다.

그도 그럴것이 김 선수는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증명하는 선수다. 서울에서 태어난 김제덕은 부모님이 헤어지면서 5살부터 아버지의 고향인 예천으로 내려와 조부모 밑에 자랐다. 외국에서 일하던 바쁜 아버지를 대신해 그의 조부모가 그를 키운 것이다.

부모님의 부재에도 김 선수는 할머니의 사랑과 이웃을 애정을 뜸뿍 받고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똘똘하고 애살 넘치는 성격이었지만, 늘 예의가 바른 모습에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게 지인들의 말이다.

김제덕 부친의 한 지인은 "제덕이가 워낙 사람들을 잘따라서 모두 '우리 아들'이라고 불렀다. 가족여행을 갈때도 제덕이랑 같이 가겠다고 연락하면 다른 가족들과 이미 선약이 돼 있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초교생 시절부터는 예천 양궁의 위상을 다시 드높이는 선수로 성장해 나갔다. 양궁 영재로 불리면서 엘리트 선수로 발을 들인 그를 위한 지역사회의 지원도 이어졌다. 예천군은 물론 지역 기업인, 양궁인들도 김제덕을 위해 장학금을 아낌없이 내놓았다.

어린시절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음에도 김제덕의 정신력을 남달랐다. 어릴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 자만심에 빠지거나 허세에 빠지는 꿈나무 선수들을 흔히 볼 수 있지만, 김 선수는 전혀 흔들림 없이 코치의 지도 아래 훈련에 임했다.

예천의 아들이자 자랑이된 김제덕은 성인된 후에도 예천을 선택했다. 예천초, 예천중, 경북일고(예천)에서 학생의 신분으로 선수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예천군청 양궁팀으로 입단을 한 것.

도쿄 올림픽이 끝나고 실력까지 검증된 그에게 끊임없는 러브콜이 이어졌음에도 김제덕은 "예천군민의 사랑에 보답하겠다"며 망설임없이 예천군청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선수와 같은 동네에서 자란 한 지인은 "김제덕 덕분에 상쾌한 화요일을 맞은 것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제덕이 얘기고, 만나는 사람마다 제덕이와의 일화나 추억을 얘기한다"며 "군민들은 이미 충분히 보답을 받았을 것 같다. 남은 경기 부담없이 실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제덕의 파리 올림픽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현지 시간으로 다음달 4일 결승전을 치르는 남자 개인전에서 두 대회 연속 올림픽 2관왕, 네 번째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이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국가대표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 선수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이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국가대표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 선수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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