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개봉하는 장건재 감독의 영화 '한국이 싫어서'는 한국에서 사는 데 지쳐 새 삶을 찾아 뉴질랜드로 떠나는 젊은 직장인 계나(고아성 분)의 이야기다. 한국 사회의 부조리에서 벗어나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대목이 많은 작품이다.
주연인 고아성은 열두 살인 2004년 아역배우로 출발, 올해로 데뷔 20년을 맞았다. 그의 첫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
고아성은 2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계나 역에 캐스팅됐을 때를 돌아보며 "직장생활을 수년쯤 하면서 지쳐 버린 청춘을 표현할 기회라고 생각돼 꼭 하고 싶었습니다"라고 운을 뗏다.
'한국이 싫어서'는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고아성은 시나리오가 도착하기도 전에 서점을 찾아가 원작 소설을 단숨에 다 읽었다고 한다.
"계나가 단순한 피해자나 착하고 이타적이기만 한 여자 주인공이 아니란 점이 좋았어요. 자존심이 세고, 그래서 무너지기도 하는 캐릭터였죠. 그런 점을 영화에서 꼭 살려내고 싶었습니다."
'한국이 싫어서'는 시간순으로 이야기를 펼쳐내지 않고, 계나의 한국 생활과 뉴질랜드 생활을 교차하면서 보여준다. 영화 속 한국은 겨울이고, 뉴질랜드는 여름이다.
고아성은 "한국에서 위축된 계나의 모습과 뉴질랜드에서 한층 자유분방해진 모습이 잘 대비되도록 연기했다"고 말했다.
'한국이 싫어서'는 한국을 떠나는 게 맞는 것인지 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관객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스스로 질문하게 된다.
한국의 직장에서 온갖 부조리를 겪는 계나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에서 고아성이 연기한 자영을 떠올리게 한다. 자영이 직장에 남아 부조리와 싸워나간다면, 계나는 직장뿐 아니라 고국마저 떠난다는 게 차이점이다.
"돌이켜보면 사회적 메시지가 짙거나 의미심장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제가 그런 작품에 매력을 느끼고, (계나나 자영처럼) 자유의지가 강한 인물에게 끌리는 듯합니다."
'한국이 싫어서'는 지난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됐다. 고아성은 관객의 리뷰를 하나하나 읽으면서 개봉을 기다렸다고 한다.
그 중엔 "고아성의 영화는 믿고 본다. 그가 좋아서라기보다는 귀신같이 내 취향의 영화를 골라내기 때문"이라는 리뷰도 있었다. 그 글이 너무 재밌었다는 고아성은 "그 분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 않다는 욕심이 생겼다"며 웃었다.
그는 "많은 분에게 공감을 주고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는 영화로 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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