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수술청탁 의혹 일파만파…野 "'빽'있는 권력층 의식" 맹비난

野 "피해사례 생기는데 정부, 여당이 왜 방관하는지 드러나"
"청탁금지법 위반 아니냐, 서면으로 답해달라"
인요한 "집도의는 이미 정해져있어, 수술 잘 부탁한다는 뜻 뿐, 환자 이름도 몰라"

국민의힘 인요한 최고위원(의료개혁특위 위원장)이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호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환자의 수술을 부탁한 것으로 보이는 문자메시지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니냐며 지적하고 있다. 인 의원은 청탁이 아닌 수술을 잘 부탁한다는 뜻이였다고 해명했다.

5일 보도된 인 의원의 휴대전화 화면 사진에 따르면, 인 의원은 누군가로부터 '부탁한 환자 지금 수술 중. 조금 늦었으면 죽을 뻔. 너무 위험해서 수술해도 잘 살 수 있을지 걱정이야'라는 메시지를 받았고, 이에 '감사 감사'라고 답장했다.

야권에서는 이에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인요한 문자를 보니 정신이 번쩍 든다"며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로 인한 피해 사례가 생겨나고 있는데도 정부, 여당이 왜 남탓과 방관으로 일관해왔는지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그는 "속칭 빽있는 권력자들에게는 의료체계가 붕괴되든 말든, 응급실 기능이 망가지든 말든 상관이 없겠다는 인식을 짧은 문자메시지 하나에서 다 읽어낼 수 있었다"며 "인요한 문자로 인해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말하는 의료개혁의 실체가 의료개악임이 재확인됐다. 대체 무슨 말로 성난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또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을 향해 "국회의원이 병원에 수술을 청탁하는 것은 김영란법 위반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이 "지침에 위반된다면 당연히 (청탁금지법) 위반일 수도 있겠다"고 답하자, 장 의원은 "지금 의료대란으로 모든 국민이 건강에 대해 걱정을 하는 상황이다. 혹여 국민이 '국회의원 빽이 있으면 수술시켜주는구나, 역시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구나'라고 생각할까 봐 간담이 서늘하다"고 말했다.

다만, 인 의원은 청탁 의혹을 부인했다. 인 의원은 이와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선 "집도의가 이미 정해졌고 그 집도의와 내가 아는 사이니 '수술을 잘 부탁합니다' 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며 "환자는 이름도 모르는 어떤 목사님"이라고 주장했다.

인 의원은 "(그 목사가) 제 전화번호를 알고 연락이 와서 '그 의사가 믿을 만 한 사람인가'라고 묻길래, '굉장히 좋은 의사'라고 답했다. 그랬더니 '집도의로 정해져서 수술받게 됐는데, 좀 부탁할 수 있느냐'고 해서 '전화 한 통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권에서 주장하고 있는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서는 "법적인 해석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해당 문자를 삭제하려 하는 듯한 모습이 사진에 담긴 것을 두고는 "원래 문자를 보고 다 삭제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