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작년 '불수능'보다 쉬웠던 9월 모평…"내 위치 객관적 파악해 취약점 보완"

국·영·수, 전년도 수능과 6월 모평보다 대체로 쉬워
실제 수능 난이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해야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4일 오전 대구 수성구 동문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4일 오전 대구 수성구 동문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가 지난 4일 실시됐다. 9월 모평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주관하에 졸업생과 재학생이 동시에 치르는 시험이다. 이번 모평 지원자는 48만8천292명으로, 지난해 9월 모평보다 1만2천467명 늘었다. 이중 졸업생 등 비율은 21.8%(10만6천599명)였다. 평가원이 접수자 통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9월 모평은 지난 6월 모평에 이어 올해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시험이다. 수능의 출제방향과 난이도를 점검하고 본인의 성적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난 9일부터 수시 모집도 진행되고 있으므로 이번 성적을 바탕으로 수시 지원 대학을 마지막으로 점검할 수도 있다. 입시 업체들의 분석을 토대로 이번 모평의 영역별 난이도와 수능 학습 대책을 알아봤다.

◆국어는 지난해 수능에 비해 쉬운 편

국어는 전년도 수능, 6월 모평과 비교했을 때 독서는 비슷하고, 문학은 약간 쉽게, 선택 과목도 쉽게 출제돼 전체적으로 약간 쉽게 출제됐다.

독서의 경우 전년도 수능처럼 지문이 4개 영역으로 구성됐고 문항의 난이도는 쉬운 편이었다. 지문이 대부분 EBS와 연계돼 소재가 익숙하고 정보 밀도가 낮고 평이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비교적 수월하게 문제를 풀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문학은 갈래 복합의 경우 연계 작품인 현대시 한 작품과 비연계 작품인 현대시, 수필이 묶여 평가원의 기조와 연계 체감율을 그대로 따랐다. 고전소설은 비연계 작품이 출제됐지만, 연계 작품인 '춘향전'의 이본(異本·기본적인 내용은 같지만 부분적으로 차이가 있는 책)이라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현대소설의 31번 문항은 '보기'에 제시된 준거를 적용해 선지를 판단해야 할 요소가 복합적이어서 학생들에게 까다롭게 느껴졌을 수 있다.

선택 과목은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모두 최근의 출제 경향이 유지됐다. 언어와 매체에서 단어의 품사와 문장 성분을 구별하는 35번 문항의 정오 판단에는 시간이 다소 소요됐을 것으로 보인다.

◆수학은 공통 과목 난이도 낮아져

수학의 경우 6월 모평 문제에서 등장했던 배열과 비슷하게 배열됐고, 익숙한 표현의 문제들이 출제돼 학생들이 다소 편안하게 시험에 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4점 문항의 난이도가 낮아지면서 학생들도 전반적으로 쉽게 느꼈을 것이다. EBS 연계 교재의 내용은 50% 정도 연계됐다.

평소 어려웠던 공통 과목에서 수학Ⅱ가 쉽게 출제되면서 공통 과목이 선택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쉽게 출제됐다. 선다형 문항 중 고난이도 문항에 해당하는 15번 문항은 지난 6월 모평과 동일하게 수학Ⅱ(적분) 단원에서 출제됐다. 기존 수능에서 15번에 자주 출제된 수열 문항은 22번에 출제돼 6월 모평의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

선택 과목에서 확률과 통계·기하는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고, 미적분은 약간 쉽게 출제됐다. 확률과 통계는 최근 출제되지 않던 소재인 이항분포와 정규분포의 관계를 이용하는 문항이 29번에 출제됐다. 미적분은 도형을 활용한 삼각함수의 극한 문항과 등비급수 문항이 모두 출제되지 않았다.

수학은 지나치게 많은 개념을 이용하거나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항보다는 정의와 성질을 이용해 추론하는 형태의 문항 위주로 출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확한 개념학습과 이를 이용해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4일 오전 대구 수성구 동문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4일 오전 대구 수성구 동문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영어는 신유형 없이 평이한 난이도

영어는 '불영어', '용암 영어'라 불렸던 전년도 수능과 6월 모평에 비해 쉽게 출제됐다. 새로운 유형 없이 듣기 17문항·읽기 28문항으로 출제됐고, EBS 연계율은 약 50% 수준이다.

전년도 수능의 경우 지문 해석이 어렵다기보다는 답을 찾기가 힘들었던 특징이 있었고, 6월 모평은 지문 난도도 올라가고 선지도 까다로워 학생들의 오답률이 많이 올라갔다. 하지만 이번 9월 모평는 지문의 내용과 어휘 수준이 어렵지 않았고, 선지도 까다롭게 출제되지 않은 평이한 수준의 문제로 출제돼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문제 해결의 어려움을 느꼈을 문항은 '빈칸 유형'이었던 31번과 34번이다. 어휘가 많이 어렵지는 않으나 다른 지문에 비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추상적 지문으로, 정답을 도출하기 위해 추론능력이 필요하고 선지가 까다로워 학생들이 정답을 고르기 어려웠을 것이다.

2025학년도 수능의 EBS 연계 문항은 전년도와 같이 모두 간접 연계 방식으로 출제되므로, 다양한 소재의 낯선 지문을 꾸준히 접하면서 독해력을 길러야 한다. 전년도 수능과 올해 6월 모평에 비해 쉬운 수준으로 출제됐지만, 1등급 비율을 예측하기 어려운 절대평가 과목인 만큼 수능을 대비해 끝까지 꾸준한 학습을 해야 한다.

◆내 위치 객관적 파악…취약점 보완

9월 모평을 토대로 내가 지망하는 대학에서 반영하는 영역 중 어떤 영역이 취약한지 판단해 대비해야 한다. 9월 모평에는 올해 수능에 응시할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함께 응시하기 때문에 시험 결과는 전체 수험생 중에서 내 위치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된다. 영역별 강점과 약점을 잘 확인해 실제 수능에서 더 나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지금부터는 다양한 종류의 문제 풀이를 통해 실력 향상을 기해야 한다. 영역별로 주어진 시간 안에 문제 푸는 연습을 많이 할수록 수능 대비에 효과적이다. 모의고사에서 한 번 틀린 문제는 다음 시험에서도 틀리기가 쉬우므로 잘 틀리는 문제를 별도의 오답 노트에 정리해 두면 도움이 된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9월 모의평가를 통해 수능의 출제경향과 난이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학습방향과 과목 간 학습량 균형 설정에 참고해야 한다"며 "이번 시험이 다소 쉽게 출제됐지만 실제 수능 난이도는 또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수능 마무리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문제를 풀 때는 점수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문제 풀이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지금부터는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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