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의정 협의체 난항, 추석 전 출범 불투명…野 “의제 제한 없이 논의”

한동훈 "2025년도 의대 정원 재검토 및 장·차관 경질 등 의제 제한 없는 논의"
민주 "겸상조차 못 하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무슨 수로 의료계를 원탁에 앉히겠나"
의료계, 2025년 증원 백지화 요구…협의체 참여에 대해 정리된 입장 없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등을 논의한 뒤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등을 논의한 뒤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응급실 대란을 방지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여야의정 협의체'가 난항을 보이면서 추석 전 출범이 어려울 전망이다.

여야는 추석 연휴 전에 협의체를 출범시켜 의정 갈등 해결의 물꼬를 트고 국민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게 당초 구상이었지만, 의료계 참여 및 의제 제한 없는 논의 등을 놓고 이견이 노출되면서 쉽지 않은 모습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2025년도 의대 정원 재검토 및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 등을 포함해 의제 제한 없이 논의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협의체 출범 의지를 드러냈다.

한 대표 측근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11일 BBS 라디오 출연해 "일단 테이블에 앉자. 어떤 조건도 없이, 어떤 제한도 없이. 그래야 건강한 대화가 되고, 대화를 시작해야 문제가 풀린다는 입장"이라고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의료계는 '2025년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면서도 협의체 참여 자체에 대해선 통일되거나 일관된 목소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의료계가 적극적이지 않은 것과 관련해 장‧차관 거취나 내년도 의대 증원 문제는 정부 의지가 중요한데 현재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가 원활한 조율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의견이다.

실제 원내 지도부나 용산에서는 한 대표와 달리 장·차관 경질 등 '인사 문제는 논외'라며 선을 긋고 있다.

야당은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과 관련, 여권을 향해 의제 제한 없는 논의, 합리적 추계를 통한 2026년 정원 결정,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면서 한 대표에게 대통령실을 설득할 것을 압박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2025년도 정원 조정 문제에 제한을 두는 건 의료계의 참여를 원천 봉쇄하는 것으로, 제한 없이 논의돼야 한다"면서 "집권당 대표와 정부의 입장이 다르니 입장을 정확히 정해달라"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도 "문제는 한 대표의 입장을 대통령이 사실상 무시한다는 것이다. 겸상조차 못하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무슨 수로 의료계를 원탁에 앉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수시모집이 시작된 상태에서 2025년도 정원 조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계 참여 독려를 위한 한 대표의 의중은 알지만 대통령실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설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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