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섬인 인도네시아 발리의 중심에는 3,142m의 활화산 아궁산이 있다. 화산의 폭발은 발리 사람들에게 단순한 재해가 아니라 신의 목소리로, 당대의 비극을 통해 후손들은 풍요를 유산으로 물려받았다. 가라앉은 화산재는 몇십 년 뒤 비료가 필요 없는 경작지로 다시 살아났고, 비옥한 화산재 흙이야말로 발리섬의 자급자족이 가능한 놀라운 인구 밀도를 만들었다.
지금의 이 풍요에는 땅과 물을 관리하는 반자르(마을을 이루는 최소 단위)가 중심을 이룬다. 섬을 혈관처럼 감싼 3천500여 개의 반자르는 발리를 인터넷 없이도 초연결 사회로 유지시킨다. "한 아이가 제대로 성장하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은 바로 발리의 반자르를 통해 증명된다. 발리의 관광명소 3모작 라이스 필드는 천 년 동안 반자르의 공유경제 시스템이 만든 유네스코 유산이다. 반자르의 생성과정을 통해 발리인들의 생로병사와 예술의 탄생을 살펴보고 지방 소멸의 문제에 직면한 우리의 해법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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