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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꼴사나운 '계엄 수사' 경쟁, 수사 주체 일원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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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주도권 다툼으로 비상계엄 수사가 난맥상(亂脈相)이다. 컨트롤타워 부재 속에 3개 수사기관이 앞다퉈 사건 관련자들의 출국금지 조치를 하고, 압수수색(押收搜索) 영장을 청구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서로 '계엄 수사의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채 상병 수사' '김건희 여사 수사'와 관련해 보여준 느긋한 모습과는 딴판이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9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군검찰을 포함해 검찰, 경찰, 공수처가 서로 수사권을 주장하는 비정상적 상황에 대해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3개 기관의 수사는 중구난방(衆口難防)이다. 검찰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체포하자, 경찰은 김 전 장관 공관(公館) 등을 압수수색했다. 공수처는 검찰과 경찰에 사건 이첩(移牒)을 요구했지만, 두 기관은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공수처는 검·경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수사기관들은 핵심 피의자 압수수색 영장을 경쟁적으로 청구했다. 오죽하면 법원이 "수사기관 간 협의를 거쳐 중복되지 않게 조정해 달라"고 했겠나.

3개 수사기관이 중복 수사를 하면, 증거 수집·신병(身柄) 확보 등이 차질을 빚게 된다. 또 공소제기(公訴提起) 절차의 적법성이나 증거능력 문제로 책임자 처벌이 어려워질 수 있다. 수사 주체들의 한계도 분명하다. 검찰은 내란죄 수사권이 없고, 경찰은 조직의 수뇌부가 사건과 관련돼 있다. 공수처는 수사력이 부족하며 기소권이 없다.

이들 기관의 수사 경쟁은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의욕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국민들은 빠르고 엄정(嚴正)한 수사를 통한 진실 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원한다. 검찰·경찰·공수처와 군검찰은 당장 합동수사본부를 꾸려야 한다. 특검 수사가 있지만, 언제 착수될지 모른다. 10일 경찰과 공수처가 검찰의 비상계엄 수사 협의 제안에 응하겠다고 했다. 엄중한 상황이다. 3개 수사기관은 조직보다 국민을 우선하는 결정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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