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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산불에 천년고찰도 무너져… 고운사·법성사·운람사 전소, 복구는 누가 책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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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고운사 전각 21동 전소… 보물 연수전 사라져
영양 법성사 대웅전 붕괴… 주지 스님, 끝까지 지키다 입적
문화재 비지정 사찰은 복구 막막… "지원 사각지대 현실화"

청명한 소리로 방문객과 신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경북 의성군 고은사 범종이 이번 의성 산불 피해로 파손된 채 현장에 남아 있다. 범종 주변에는 신도들의 소원이 적힌 기와가 함께 방치돼 있어 더욱 가슴아프게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청명한 소리로 방문객과 신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경북 의성군 고은사 범종이 이번 의성 산불 피해로 파손된 채 현장에 남아 있다. 범종 주변에는 신도들의 소원이 적힌 기와가 함께 방치돼 있어 더욱 가슴아프게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경북 북동부 지역을 덮친 초대형 산불이 문화재급 사찰까지 집어삼키며 전통문화의 뿌리를 뒤흔들고 있다. 특히 천년고찰로 손꼽히는 의성 고운사 등이 직격탄을 맞아 전각이 전소되고, 일부 스님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졌다.

30일 산림청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의성 고운사는 전체 30개 전각 중 무려 21동이 전소됐다. 신라 신문왕 1년(서기 681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이 사찰은 불교문화의 상징으로 통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 산불로 보물로 지정된 연수전 완전히 사라졌다. 대웅전은 불길을 가까스로 피했으나 사찰 대부분이 불타 폐허가 된 상황이다.

문화재로 지정된 탱화와 불상 등 일부는 다른 수장고로 이송했지만, 사찰의 명물이었던 범종 등은 화재에 파손되고 말았다.

영양 법성사는 더욱 참담하다. 대웅전이 붕괴되고 주요 전각이 모두 전소됐고 85세의 주지 선정 스님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다 입적했다.

지역 신도들과 불교계는 "사찰과 함께 생을 마친 스님의 정신이 더없이 슬프고 위대하다"며 애도를 표했다.

특히 피해가 컸던 이유 중 하나는 사찰의 입지적 특성에 있다. 대부분의 전통 사찰이 산림 깊숙한 산간지대에 자리 잡고 있어 초기 진화가 어렵고 불길에 고립되기 쉬운 구조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산불은 강풍을 타고 산속을 휩쓸며 사찰 곳곳을 빠르게 덮쳤고, 인접 소방 당국과 문화재청에서 물을 살포하고 방염포를 씌우는 등 많은 작업을 했지만 피해를 막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이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사찰 중 일부는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아 복구 지원에서 제외되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 의성과 안동지역 소규모 암자와 사찰은 대부분 문화재 비지정 시설이라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사실상 개인이 자비로 복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사찰 관계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사찰이지만 중간에 새롭게 법당을 지었다고 그 역사와 정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문화재 지정 여부를 떠나 전통 사찰에 대한 특별 복구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현재 경북도는 중앙정부, 불교계와 협의해 특별재난지역 지정 이후 사찰 복구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지정 여부나 문화재 등록 상태에 따라 지원 가능성이 갈리는 현 체계에 대한 개선 요구는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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