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중-러 밀착 현실화, 푸틴-시진핑 반년만에 재회

공통 키워드 "반미"(反美), 양국의 전략적 협력 & 소통
美에 맞선 中 '다자주의' 우군 필요, 푸틴 지지 표명할듯
北, 김정은 깜짝 방문 주목…최룡해 위원장 참석할 수도

지난해 8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만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지난해 8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만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한-미-일 삼각동맹은 약화되고 있는 반면 북-중-러 삼각동맹은 더 강화되는 방면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열릴 러시아 전승절(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방문 가능성도 있지만 일각에선 회의적 시각도 잔존하고 있다.

◆"反美" 시진핑-푸틴의 전략적 소통

사회주의 진영 두 대국의 소통 키워드는 "반미"(Anti-America)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제1의 적대국으로 중국을 압박하자, 시진핑 주석은 러시아 방문을 전격 결정했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등에서 미국에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중국과 더욱 밀착하는 모습을 연출하려 하고 있다.

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오는 7∼10일 러시아를 국빈방문한다. 9일에 열리는 러시아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도 참석한다. 푸틴 대통령은 전승절을 전후해 사흘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선언했다.

시 주석의 러시아 국빈방문은 2023년 3월 이후 2년 만이고,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참석은 승전 70주년이던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시 주석과 마찬가지로 장기 집권 중인 푸틴 대통령과 양자 관계를 보면 두 정상은 그간 40여 차례 만났으며, 지난 한해 동안 중국·카자흐스탄·러시아에서 세 번 마주 앉으며, '신냉전 시대' 속 밀착을 과시했다.

◆공통 과제 "美대응 전략적 소통"

시 주석의 이번 국빈방문 나흘간 두 사람은 해묵은 문제인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비롯해 미국발 관세·무역 압박 대응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달라진 글로벌 정세에 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이날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새로운 형세 아래의 중-러 관계 발전 및 일련의 국제·지역 중대 문제에 관해 전략적 소통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명한 기치로 일방주의와 괴롭힘 행동에 반대하고,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보편적으로 이로운 경제 세계화를 손잡고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의 러시아 열병식 참석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보여주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관계 개선 시도에 맞서 여전한 밀착을 과시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진핑과 푸틴의 이번 만남은 미국을 겨냥한 '공동 대응'의 성격이 강하다. 양국 정상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에 맞서 다자주의를 무기로 내세울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러시아 군대가 9일(현지시간) 열릴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준비에 한창이다. 연합뉴스
러시아 군대가 9일(현지시간) 열릴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준비에 한창이다. 연합뉴스

◆北 김정은 위원장 깜짝 방문할까

러시아가 이번 전승절에 여러 아시아 국가 지도자를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방문 가능성에 주목된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파병하는 등 북-러 밀착을 강화해왔기 때문이다. 이번에 김 위원장이 참석하면 북-중-러 정상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하지만 스인훙 중국인민대 교수 등 중국 전문가들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과 지속적인 핵 도발 등 북중 관계의 불편함으로 인해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 같이 참석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가정보원도 지난달 30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번 열병식에 김 위원장이 아닌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대리 참석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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