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이 8주 넘었다면 '단순 감기'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기침이 오래 지속되더라도 단순한 감기 증상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한다. 하지만 8주 이상 기침이 지속된다면, 단순 감기가 아니라 폐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실제 만성 기침 환자 중에는 폐렴이나 결핵뿐 아니라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간질성 폐질환, 심지어 폐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있다.
대한호흡기학회에 따르면, 국내 성인 인구의 약 10%가 만성 기침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기침 환자 중 COPD 진단을 받은 비율은 15%에 달하며, 폐암 환자의 60% 이상이 초기 증상으로 만성 기침을 경험했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통계는 기침을 단순히 감기로 치부하기보다 전문적 진단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기침이 8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기침'으로 분류된다. 만성 기침의 위험 신호로는 기침과 함께 가래가 나오거나, 피가 섞인 가래, 호흡곤란, 가슴 통증, 체중 감소 등이 있다. 이런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즉시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흉부 X선 검사로 초기 병변을 확인하고, 이상이 있다면 보다 더 정밀한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저선량 흉부 CT 검사는 일반 X선 검사보다 중증 폐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약 4배 이상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뿐만 아니라 폐 기능 검사와 기관지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서 폐 건강 상태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기침이 오랜 시간 지속된다면 민간요법에 의존하거나 임의로 약을 복용하지 말고,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중증 폐질환의 조기 발견이 폐 건강과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폐질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폐렴이나 결핵 같은 감염성 폐질환은 항생제나 항결핵제로 치료하고, COPD와 천식은 기관지확장제와 스테로이드 흡입제를 쓴다. 간질성 폐질환은 항염증제와 항섬유화제를, 폐암은 수술, 방사선, 항암 치료 등 다학제적 치료가 필요하다.
폐암의 경우 조기 발견 시 5년 생존율이 80%를 넘지만, 말기 발견 시 생존율이 10% 미만으로 급격히 떨어지는 만큼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조기에 암을 발견하는 것이 생존율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8주 이상 기침 증상이 있어도 가볍게 여기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폐질환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고 조기에 병원을 방문할 수 있도록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함께 금연과 같은 생활 습관의 개선도 만성 기침과 폐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흡연자의 경우 폐질환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현저히 높으므로 정기적인 폐 건강 검진과 금연 프로그램 참여를 권장한다. 또한,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적 요인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과 실내 공기 정화기 사용 등 생활 속 관리도 필수적이다.
또한 만성 기침의 원인 중 알레르기성 비염, 위식도 역류 질환(GERD), 만성 기관지염 등 다른 질환과의 연관성도 중요하다. 따라서 기침 증상 이외에도 코막힘, 속쓰림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관련 질환에 대한 추가 검사를 실시하여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복합적인 접근으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권효진 일민의료재단 대구 세강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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