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문화공간 꾸꿈아트센터가 두 번째 기획전 '도큐먼트: 부재의 시간'을 선보이고 있다.
꾸꿈아트센터는 지역 예술가들의 초기작을 재조명하는 기획전을 통해 '변화하는 것'과 '시작하는 것'의 의미를 함께 전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1980~90년대의 한국 사회의 표면을 포착한 박진영 작가와 그 이면의 모습을 기록한 이재갑 작가의 초기 흑백 작업을 살펴본다. 작가의 사진들을 비롯해 작가의 인터뷰 영상, 촬영 당시의 카메라, 도서 등 아카이브 자료가 함께 전시된다.


전시에서는 박진영 작가의 '386 세대(386 Generation)' 가 소개된다. 1980년대 대구를 비롯한 전국에서 일어난 학생운동, 노동운동의 현장을 담아낸 작업으로, 당시의 열정과 투쟁을 담은 극적인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박 작가는 "처음에는 당시 10대 후반의 나이에 형이 물려준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뛰어나가 겁도 없이 장면들을 담았었다. 어떤 테크닉도, 지식도 없이 용기 만으로 찍었던 것인데, 시간이 그걸 작품으로 만들어주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땐 움직이고 뜨거운 것들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움직이지 않고 차가운 것들을 면밀히 보고 찍고 있다. 우리는 각자 개인이 서 있는 자리, 처한 환경에 지배를 받게 돼있다. 그 환경에서 어떻게 자기 얘기를 효율적이고 진솔하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재갑 작가는 '무대 뒤의 차가운 풍경' 시리즈를 보여준다. 1990년대 희극인들을 촬영한 이 작업은, 무대 뒤편의 풍경 속에서 발견한 인간의 순수한 열정과 삶의 본질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담고 있다.
이 작가는 "이 사진들은 내 작업의 첫 시작이다. 30년 지난 사진들을 지금 봐도 조심스럽고, 이상한 느낌보다는 오히려 내 아이를 가슴에 안는 듯한 그런 따뜻한 느낌이 든다"며 "지금은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초기 작업들을 되돌아보며 나의 '첫 시작', '연결고리'를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됐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는 무대에서 왕을, 누군가는 내시를 맡는다. 그런데 무대가 끝나면 왕이었던 젊은 사람은 무대 구석에서 밥을 먹고, 내시 역할을 한 연륜 높은 사람은 의자에 앉아 탁상에서 밥을 먹는다. 무대 위에는 자기 역할이 다 정해져 있다. 하지만 삶 자체를 무대라고 봤을 때, 모두들 그 이면의 풍경은 모른 채 허상만 보고 사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정성태 꾸꿈아트센터 대표는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사진은 저항의 시대 속 삶의 본질을 탐구하고, 그 이면을 포착하고자 했던 두 작가의 실험과 작업의 기록"이라며 " 이는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가까이 다가서려 했던 시도이자, 결핍의 시간 속에서 존재를 붙잡아온 사람들에 대한 응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7월 5일 오후 2시부터는 사진작가의 마스터클래스가 진행된다.
전시는 8월 10일까지 이어지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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