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설·소비 부진에…1분기 한국 경제 -0.2%

건설투자 -3.1% …한은 "2분기 내수 개선 조짐…성장률 전망치 0.5%"

강창구 한국은행 국민소득부장이 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5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창구 한국은행 국민소득부장이 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5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내리막을 걸었다.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5일,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2%(잠정치)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24일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수준이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1분기 1.2%의 '깜짝 성장'을 기록한 이후 2분기에는 -0.2%로 주저앉았고, 이후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0.1%에 그쳤다가 이번에 다시 역성장을 기록했다.

1분기 부진의 중심에는 내수가 있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3.1% 줄어들었고, 설비투자도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 위주로 0.4%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1.0%) 이후 1년 만의 최저치다. 민간소비 역시 오락·문화 등 서비스 부문의 위축으로 0.1% 줄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 급여비가 줄었지만 물건비 지출 증가로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수출은 화학제품, 기계, 장비 등을 중심으로 0.6% 감소했고, 수입은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류가 줄며 1.1% 감소했다.

부문별 성장률 기여도를 살펴보면 내수가 -0.5%포인트로 전체 성장률을 깎아내렸다. 이 가운데 건설투자(-0.4%p), 민간소비(-0.1%p)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반면 순수출(수출-수입)은 0.2%포인트를 더하며 다소 상쇄하는 역할을 했다.

산업별로는 전기·가스·수도업이 가스·증기·공기조절 공급업의 호조에 힘입어 5.2% 성장했다. 농림어업도 어업 실적 개선으로 4.4%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은 화학물질과 기계·장비 등 부문이 부진하면서 0.6% 줄었다. 건설업 역시 건물건설 감소 영향으로 0.4% 뒷걸음질쳤다.

서비스업은 금융·보험, 정보통신 분야의 성장이 있었지만 운수업과 도소매, 숙박음식업 부문이 위축돼 전체적으로 0.2% 감소했다.

강창구 한국은행 국민소득총괄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4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건설업과 음식·숙박업은 부진했으나 내구재 및 비내구재 소비, 도소매업 생산, 설비투자 등은 1분기에 비해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5월 하순 들어 신용카드 사용액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경기종합지수 순환변동치를 보면 1월까지 하락세였으나 이후 완만히 반등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일부 지표에서 개선 조짐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출과 관련해선 미국발 관세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팀장은 "4∼5월 통관 기준 수출은 증가했지만, 반도체 중심의 증가세로, 그 외 품목은 부진한 편"이라며 "숫자상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전체적인 수출 기반이 넓게 회복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1분기 국민소득 지표도 함께 발표됐다.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보다 0.1% 증가했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0조4천억원에서 13조9천억원으로 늘어난 반면, 명목 GDP는 -0.4%로 감소했다. 실질 GNI 역시 0.1% 증가했다.

실질 GNI가 실질 GDP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인 데에는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의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 무역 손실은 10조8천억원에서 13조원으로 확대됐다.

이날 함께 공개된 '2024년 국민계정(잠정)'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인당 GNI는 3만6천745달러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5천12만원으로 집계됐으며, 증가율은 6.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5일 발표된 '2024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당시의 3만6천624달러보다 다소 상승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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