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여파? 애플, 알리바바 AI 아이폰 출시 지연

트럼프 "아이폰 미국에서 만들어야" 미국 정부 압박도 지속

미국 뉴욕 애플스토어. 로이터연합뉴스

알리바바와 손잡고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 애플의 인공지능(AI) 신제품 출시가 무역전쟁으로 지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알리바바의 AI 기술을 사용해 개발된 AI 기능을 탑재한 아이폰 출시가 미뤄지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중국 규제 당국인 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AI 기능 탑재 아이폰 출시를 위한 애플의 신청에 대한 승인을 미루고 있다"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문제"라고 했다.

현재 중국에서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CAC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그동안 300개 넘는 AI 모델이 승인됐지만 애플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애플과 알리바바의 협력에 대해 정통한 소식통은 "미국과 관련한 거래나 협력에 대한 중국 당국의 검토에 긴 시간이 걸리고, 특히 AI와 같은 핵심 분야는 더욱 그렇다"고 전했다.

최종 승인은 중국 국무원의 상위 기관을 거쳐야 한다. 해당 기관은 미중 무역 협상에도 참여하고 있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애플과 알리바바의 협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지만, 법적으로 막을 수 있는 수단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돌파구 마련을 위해 알리바바와 손잡았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중국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2023년 초 70%에서 올해 1분기 47%로 급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기업 화웨이의 점유율은 13%에서 35%로 치솟았다.

미국에서도 애플에 대한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인도 혹은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제조되기를 바란다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오래전 알린 바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애플은 최소 25%의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