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모평)가 지난 4일 실시됐다. 6월 모평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주관하에 졸업생과 재학생이 동시에 치르는 첫 시험이다. 이번 모평 지원자는 50만3천572명으로, 지난해 6월 모평보다 2만9천439명 증가했다.
6월 모평을 통해 평가원은 올해 수험생들의 수준을 파악해 수능 출제에 활용하고, 수험생은 그동안의 학습 성과 및 방향성을 점검한다. 또 9월 수시모집 원서 접수 전략을 세울 때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입시 업체들의 분석을 토대로 이번 모평의 영역별 난이도와 수능 학습 대책을 알아봤다.
◆국어는 전반적으로 평이한 지문 출제
국어는 전년도 수능과 비교했을 때 독서와 문학은 쉽게, 선택 과목도 비슷하거나 쉽게 출제돼 전체적으로 약간 쉽게 출제됐다는 평이다. 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지문은 배제됐으며 지문을 충실하게 읽고 정확히 이해하면 풀 수 있는 문항들이 골고루 출제됐다.
독서는 전년도 수능과 같이 지문이 4개 영역으로 구성됐으며 인문·사회·기술 제재가 EBS 연계 지문으로 출제됐다. 교과서 외부 지문을 연결한 '주제 통합형 문제'가 인문 제재에서 출제됐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사회 영역이 주제 통합형 문제로 구성됐다.
문학의 경우 고전소설은 EBS 연계 작품이, 현대소설은 비연계 작품이 출제됐으며 현대시는 연계 작품과 비연계 작품이 함께 출제돼 기존의 출제 기조를 그대로 따랐다. 현대소설의 경우 액자식 소설의 특징을 심도 있게 파악해야 하는 21번 문항이 다소 까다로웠을 것으로 보인다.
선택 과목은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모두 최근 출제 경향이 그대로 유지됐다. 난이도는 평이한 수준이었으나 화법에서 이전에 없던 도표 해석을 요구하는 문항이 다소 낯설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이번 모평에서 국어는 킬러문항으로 특정할 수 있는 문항은 없었고 EBS 연계율은 50% 수준을 유지했다. 독서와 문학은 EBS 연계 지문이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자료를 이용해 난이도를 높이거나 지문·문제를 변형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험생들은 남은 기간 지문과 문제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수학은 계산량 줄고 익숙한 유형 반복
수학은 전년도 수능보다 약간 쉬운 난이도로 출제됐다. 문제풀이 기술을 요하는 문제보다는 개념을 충실히 학습한 학생들이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는 문제가 다수 출제됐고 계산량이 많이 줄었다.
공통 과목의 경우 주어진 극한식을 미분계수로 해석하는 15번 문항에서 함수를 추론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22번 문항은 그동안 해당 번호에 출제되지 않던 단원인 수학Ⅰ의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문제가 출제됐다. 또 최근 2년간 거의 출제되지 않던 합답형(2개 이상의 답지들을 조합해야 정답이 되는 문제) 문항과 빈칸 추론 문항도 출제됐다.
선택 과목에서 확률과 통계, 미적분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게 출제됐고 기하는 약간 쉬운 난이도로 출제됐다. 미적분은 30번 문항의 각 조건을 해석하는 데 높은 사고력과 미분 개념에 대한 이해가 요구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하는 도형의 기본 성질을 적극 활용하는 문항들이 출제돼 도형에 대한 기초 학습의 완성도가 체감 난이도에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수학의 경우 새로운 형태보다는 익숙한 유형의 문항이 반복 출제되고 있으므로 수험생은 기출 문제와 연계 교재를 중심으로 한 학습을 강화해야 한다. 또 기본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다양한 문항에 적응하는 응용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는 난이도 쉽지만 변별력 유지
영어는 1등급 비율이 6.22%였던 전년도 수능보다 쉬웠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1등급 비율이 10.94%로 쉬운 수준이었던 지난해 9월 모평보다는 어렵게 출제돼 적정 변별력을 유지했다는 평이 나온다. 새로운 유형은 없었고 EBS 연계 문항은 주제, 소재, 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을 활용한 간접 연계 방식으로 출제됐다.
일부 유형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지문 난이도가 쉽게 출제됐으며 빈칸 추론·간접 쓰기 유형과 같이 지난해 수능에서 오답률이 높았던 유형들이 다소 평이하게 출제돼 수험생들의 체감 낮이도가 낮아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어휘도 어렵지 않아 시간 분배만 잘했다면 독해에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의 주제, 요지를 찾는 '대의 파악 유형'(18~24번)은 지문 난도와 오답 선지의 매력도가 전반적으로 평이해 수험생들이 답을 찾기 수월했을 것이다.
다만 글의 순서를 배열하는 37번은 고난도 문항으로 어휘 수준이나 글의 내용이 쉽지 않아 학생들이 풀기에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빈칸 추론 문항 중 34번도 답을 찾는 과정에서 생각을 요하는 문제로 학생들이 실수를 하기 쉬운 문항이었다.
전년도 수능 및 9월 모평의 출제 경향과 달라진 부분도 있다. 빈칸 추론 문항에서 3점짜리 문제는 보통 33, 34번에 배치되는데 이번 모평에서는 32, 34번에 배치됐다는 특이점을 보였다.
EBS 연계 문항은 모두 간접 연계 방식으로 출제되므로 낯선 지문을 제한 시간 안에 빠르게 읽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소재의 지문을 꾸준히 접하면서 독해력을 길러야 한다. 또 문항 풀이의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한 어휘 학습과 듣기 학습도 병행해야 한다.
◆취약한 부분 파악해 학습 전략 재정비
6월 모평은 고3 재학생만 응시한 3월·5월 학력평가와 달리 재수생 등 'N수생'도 참가하는 시험이다. 전국 단위 속 내 위치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첫 번째 시험인 셈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이번 시험을 통해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
또 6월 모평은 올해 수능 출제 방향과 난이도를 가늠하는 역할을 하므로 시험에서 새로운 경향이나 패턴이 없었는지 분석해 보며 신유형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
다만 과목별 난이도, 표준점수 최고점 등은 실제 수능과 얼마든지 다를 수 있고 학습이 부족한 상태에서 응시할 경우 실력 대비 성적이 낮게 나올 수 있으니 목표한 성적을 받지 못했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어떤 과목에서 오답률 높은지 자신이 취약한 부분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한 과정을 통해 학습 전략을 재정비하고 수능 실전 준비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국어 수학, 탐구 영역에서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만약 불리한 과목을 선택했다면 지금이 선택 과목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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