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양군 석보면 두들마을이 조선의 맛과 멋을 품은 전통 미식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은 국내 최초의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을 남긴 여중군자 장계향(1598~1680) 선생의 삶과 정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문화공간이 조성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중이다.
두들마을은 1640년 석계 이시명 선생이 터를 잡은 이후 그의 후손인 재령 이씨 문중이 집성촌을 이루며 400여 년의 전통을 이어오는 유서 깊은 마을이다. '언덕 위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을 지닌 이곳은 지금도 석계고택과 석천서당, 전통 한옥들이 마을 안길을 따라 늘어서 있어 조선시대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마을 아래 능선에 자리한 '장계향 문화체험 교육원'은 장계향 선생이 남긴 음식디미방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공간이다. 음식디미방은 '음식을 아는 방법'을 뜻하는 말로, '디'는 '알다'라는 뜻의 '지(知)'의 고어다. 따라서 '디미방(知味方)'은 단순한 조리법을 넘어 음식의 본질적 맛을 아는 법, 즉 미식의 철학과 삶의 태도까지 담은 조선 시대 여성 실학의 결정체다.
이곳에서는 음식디미방에 수록된 석류탕, 섭산삼, 수증계, 어만두 등 전통 음식을 실제로 맛볼 수 있고 전통주 빚기, 다도, 전통놀이, 한옥 숙박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장계향 선생의 생애를 기리는 춘계 헌다례 행사와 음식문화 강좌가 꾸준히 열려 지역의 대표적인 인문·미식 관광지로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움직임도 함께 이뤄지면서 음식디미방의 문화적 가치도 재조명받고 있다.
여름밤 풀벌레 울음소리 속 고택을 거닐고 조선의 손맛이 담긴 음식을 음미하는 경험은 그야말로 '지미방(知味方)', 맛을 알아가는 길이 된다. 인공조미료에 길든 현대인의 입맛에 잔잔한 울림을 전하는 조선의 요리는 건강과 슬로우푸드에 관심이 높은 여행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두들마을은 소박하지만 가장 한국적인 멋과 맛이 살아있는 곳"이라며 "이번 여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오감이 깨어나는 조선의 미식 여행을 두들마을에서 즐기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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