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패 원인으로 노부모와 배우자, 딸 2명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 남성이 '비공개 재판'을 법원에 요구했다.
수원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장석준)는 10일 존속살인 및 살인, 및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 모 씨(50대)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첫 공판에서 이 씨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검찰의 증거에 대해 동의했다. 국민참여재판은 희망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 씨는 지난 4월 14일 밤 경기 용인시 수지구 소재 자신의 아파트에서 80대 부모, 50대 부인, 10~20대 두 명의 딸 등 각 방에 들어가 목을 양손으로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이 용이할 수 있게끔 일가족 5명에게 미리 졸피뎀, 로라제팜 등 알약을 가루로 만든 후, 요구르트와 요플레에 섞어 마시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후 "모두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메모를 남기고 이튿날인 15일 새벽 승용차를 이용해 사업차 머무는 거주지인 광주광역시 소재 오피스텔로 달아났다가 같은 날 오전 경찰에 검거됐다.
이 씨는 광주광역시 일대 민간임대아파트 신축 및 분양 사업을 진행하는데 관할 구청에 신고하지 않고 사전 입주자를 모집하는 등 무리한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다 이 씨는 경찰 수사를 받게 됐고, 이 소식을 접한 아파트 계약자들이 그를 상대로 사기 분양으로 고소하기 시작했다.
이 씨는 자신이 진 수십억 원 상당의 채무로 향후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 일가족 5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판은 검찰의 모두진술부터 공판 종료까지 약 10분 만에 이뤄졌다. 재판부는 양형 조사를 위한 이 씨의 판결 전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씨는 재판 절차가 종료될 무렵 손에 쥐고 있던 마이크로 "말씀드릴 게 있다"며 "가족에 관한 비극적인 이야기다. 지난번에도 요청했는데 비공개 재판으로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재판장은 "검토해보겠다"며 "차후 기일에 최후진술을 준비해달라"고 답했다.
이씨는 검사가 공소사실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두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 채 있었다. 깊은 한숨을 한두 번 내쉬기도 했다.
이 씨에 대한 2차 공판은 오는 7월 22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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