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잿더미 속 희망" 권기창 안동시장, 공직자 헌신에 연설 중 울먹

12일, 6월 조례서 산불 재난 상황 얘기도중 눈시울 붉혀
공직자들 절망을 희망으로, 눈물을 웃음으로 바꾸려 노력
고통 잘 이겨냈지만, 너무 힘들어 휴직·명퇴하는 일 발생
두 차례나 울먹·말 잇지 못해, 직원들 박수로 응원·공감해

권기창 시장이 12일 직원 정례조례를 끝마친 후 미리 준비한 커피 차에 올라 직원들에게 일일이 커피를 전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권기창 시장이 지난해 10월에 입사한 강남동사무소 권기창 직원에게 커피를 전하며 활짝 웃고 있다. 엄재진 기자
권기창 시장이 12일 직원 정례조례를 끝마친 후 미리 준비한 커피 차에 올라 직원들에게 일일이 커피를 전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권기창 시장이 지난해 10월에 입사한 강남동사무소 권기창 직원에게 커피를 전하며 활짝 웃고 있다. 엄재진 기자

12일, 대선 등 일정으로 미뤄졌던 안동시청 직원 6월 정례조례가 안동시민회관 낙동홀에서 200여명의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조례에서 권기창 안동시장은 지난 3월 산불피해외 재난 극복 과정에서의 고마움을 말하는 과정에서 두차례나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으며, 그때마다 참석한 직원들은 박수로 응원하고 함께 공감했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4대 원소는 물·불·흙·공기 입니다. 취임 3주년을 맞은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1천500여 공직자들은 물과 공기와 같은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이렇게 시작된 권 시장의 연설은 지난 3월 말 불어닥친 대형 산불 발생과 진화, 산불 재난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의 공직자들의 헌신과 노력, 고통에 대한 감사와 소회를 담담히 풀어 나갔다.

권 시장은 "우리는 최악의 산불 위기 상황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동시 공직자 여러분들은 '절망을 희망으로', '눈물을 웃음으로' 바꾸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결과 화재의 잿더미 속에서도 희망의 꽃이 피었습니다"라 말했다.

권 시장은 이 과정에서 수많은 고통이 있었고, 그 고통을 인내한 공직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면서 한 차례 말을 이어가지 못한체 지나간 일들을 회상하듯 표정을 지었다.

권 시장은 "산불이 났을때 전 직원들은 그 험한 산에 올라가서 불을 끄기 위해서 사투를 벌였고, 그 와중에 간부 공무원들은 솔선수범해서 산 정상까지 올라 갔었고, 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은 이사장이 직접 인솔해서 산 정상까지 올라가서 불을 껐다"라 말을 이었다.

권 시장은 산불이 안동으로 번져 확산될 당시를 회상하면서 주민 대피를 위해 사투를 벌였고, 대피하지 않으려는 주민들을 설득하는 동안 공직자 20여명이 산불에 갇힌 위험천만한 상황, 집이 불타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을 구출하기 위해서 불 속에 뛰어든 공직자도 있었음을 언급했다.

특히, 권 시장은 "복구 과정에서도 많은 민원이 있었고, 민원인들로 인해 손발이 떨리고 우울감을 호소하는 아픔도 겪었다. 정말 가슴 아픈 일은 너무 힘이 들어서 휴직을 내고 명퇴를 내고 사표를 내는 일까지 발생을 했다"며 "안동시장으로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이어가지 못한 체 또 다시 울먹 거렸다.

기승전결, 간결하고 명료한 내용, 군더더기 없는 연설로 유명한 권기창 시장의 이날 연설에서 두 차례나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거리는 모습을 앞에서 지켜보던 공무원들은 박수로 응원하며 함께 스스로 칭찬하고 위로하는 자리가 됐다.

직원 A씨는 "시장께서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 거릴때 순간적으로 눈물이 쏟아졌다. 지난 2개월 동안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전 공무원이 고생했다"며 "모두의 마음이 통한 순간 이었다"고 말했다.

권기창 시장은 이날 조례가 끝난 이후 미리 준비한 '커피 차'에 올라 직원들에게 일일이 커피를 전하면서 그간의 노력과 고통을 감내해준 고마움을 표했다.

권기창 시장이 12일 직원 정례조례를 끝마친 후 미리 준비한 커피 차에 올라 직원들에게 일일이 커피를 전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엄재진 기자
권기창 시장이 12일 직원 정례조례를 끝마친 후 미리 준비한 커피 차에 올라 직원들에게 일일이 커피를 전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엄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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