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지진 대시민 토론회 개최…"포항시민·각계 전문가 지진 소송 총력 대응"

이진한 교수 "포항 촉발지진에 연구·사업자 과실 없다는 2심 판결 '상당히 유감'"
공봉학 변호사 "상고심에 소송 대리 변호사 수십명 같이 위임장 내는 것도 검토"

12일 오후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12일 오후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포항시 촉발지진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 판결 대응 대시민 토론회'에 참석한 포항시민과 각계 전문가 등이 대법원에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한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배형욱 기자

경북 포항 촉발지진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 시민·각계 전문가 등의 힘을 모아 총력 대응하기 위한 '대시민 토론회'가 12일 열렸다.

'포항지진 대시민 토론회 그날'이라는 제목으로 포항시청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지진 소송 관련 변호사, 지진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또 포항지진 진앙과 가까운 포항시 북구 흥해읍, 양덕·장성동 주민 등 150여명이 행사에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지진 전문가에는 포항지진 발생 초기 '인재'를 주장했던 이진한 고려대 교수가 참여했다.

이 교수는 행사 전 인터뷰에서 "과학적인 견지에서 (지열발전소가) 포항지진을 촉발하는 과정에 연구·사업자들이 크게 4가지 정도의 잘못을 했는데도 불구, (2심) 재판부에서 과실이 없었다고 판결을 내린 것은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분야별 전문가 발표' 시간을 통해서도 ▷주입정과 생산정 건설 과정에서의 과실 ▷지진자료 등 과학적 자료의 관리 및 분석 과실 ▷수리자극 범위를 과도하게 초과하는 고압의 물 주입 과실 ▷2017년 4월 15일 규모 3.1 지진 이후 부적절한 조치 과실 등을 짚으며 "2심 재판부가 4가지 사항에 대해 과실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상고심을 진행 중인 공봉학 포항지진 공동소송단 대표는 소송 개요와 경과 추진 상황을 설명하며 소송과 관련해 시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공 대표는 "2심 판결은 정치적 판결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고, 현재 상고 이유서를 준비 중이다. 전체적으로 잘 정리해서 대법원이 2심 선고를 검토해 파기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며 "지진 전문가들의 의견을 추가로 받고 있고 소송에 관여한 변호사들과도 서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건을 수임한 50여명의 변호인들이 소송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시선에 대해 "다른 변호사들이 선행사건 항소심에 개입할 여지는 사실 법률적으로 불가능했다"며 "(상고심에선)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의미에서 다 같이 위임장을 내는 것도 고려해 가능하면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동소송단은 상고심이 전원합의체로 진행되는 것이 국가의 대사이자 포항시민 전체의 문제인 이번 소송을 다루는데 적합할 것이라고 보고 이를 대법원에 요청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선 지진 트라우마에 대한 분석도 다뤄졌다. 김진희 포스텍 교수는 '지진 재난과 포항시민의 자아 볼확실성'을 주제로 재난 후 남겨진 포항시민들의 고통과 상처를 인문사회학적 과점에서 풀어냈다.

본격적인 토론회는 이국운 한동대 법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백강훈 포항시의원도 토론자에 참여해 소송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시민들과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앞으로 대응방안을 제대로 강구하기 위해 토론회를 열었다"며 "이번 토론회에서 수집된 내용 등을 토대로 대법원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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