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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더 기대되는 웅비 경산] (하) 정치·행정 '환상의 조합'

4개 산업단지 15만명 외국인…지구촌을 넘어 우주를 꿈꾼다
교육·산업 글로벌 경쟁력 입증…車부품·ICT 제조업 수출 확대
국제 자매도시 네트워크 구축…한방 의료·뷰티 모델 '세계화'

기초자치단체가 세계를 넘어 우주를 꿈꾸는 건 무리일까? 유니버스를 지향하는 경산시는, 이를 위해 먼저 넘어야 할 글로벌 시장의 벽에 도전 중이다. 교육과 산업 등에서는 이미 세계화를 이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민들의 꿈을 가두지 않고 무한히 펼치려는 작업의 중심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초선 정치·행정가(조지연-조현일)가 자리하고 있어 주목된다.〈서문〉

경산시의 도시브랜드. 더 풍성해질 시민의 삶의 터전이자 세계가 될 경산의 비전을 담아냄으로써 시민이 중심인 행복 경산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매일신문 DB
경산시의 도시브랜드. 더 풍성해질 시민의 삶의 터전이자 세계가 될 경산의 비전을 담아냄으로써 시민이 중심인 행복 경산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매일신문 DB

◆'마이 유니버스 경산(My universe Gyeongsan)'

수년 전 유행했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두고 제목 시비가 일어난 적이 있다. 별은 태양처럼 스스로 빚을 내는 '행성'인 반면 지구는 그 주위를 도는 '항성'이 정확한 표현이다. 따라서 태양과 같은 극고온에서는 생명체가 살 수 없기에 드라마 주인공은 행성(별)이 아닌 항성에서 왔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는 주장이 시비의 시작이었다.

조현일 경산시장이 지난 2023년 10월 새 도시브랜드를 선포하고 있다. 경산시 제공
조현일 경산시장이 지난 2023년 10월 새 도시브랜드를 선포하고 있다. 경산시 제공

그럼에도 경산시는 스스로 빚을 내는 행성이 되고 싶어 한다. 광역단체와 국가에 종속된 수동적 모습을 벗어나서, 자립·발전해 오히려 상위 집단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경산시는 이를 시각화해 정방형의 입체감 있는 이미지로 스스로 빛나는 항성의 모습을 도시브랜드 이미지로 채택했다. 세상을 이끌려는 참신한 도시 이미지에 주변의 평가는 고무적이었다. 정부가 후원하는 '한국의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대상'에서 올해까지 2년 연속 도시브랜드 부문 대상에 선정됐다.

경산시의 도시브랜드 선포식에서 시민들이 새로운 로고를 들어 보이고 있다. 경산시 제공
경산시의 도시브랜드 선포식에서 시민들이 새로운 로고를 들어 보이고 있다. 경산시 제공

도시브랜드를 통해 도시의 정체성을 구축한 경산시는 지속적으로 세계에 통합된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세계를 향해 성장하고 연결되려는 경산의 도시브랜드는 단지 심볼이 아닌, 도시의 철학과 미래 전략을 담은 창"이라며 "수출·산업·교육·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세계 속의 경산'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산에 구축된 지구촌

전국 기초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대학(13개)을 보유한 경산시는 관내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다. 여기에 각국에서 유입된 산업 인력까지 더하면 이미 인구의 다양성 면에서 '지구촌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13개 관내 대학과 경산시의 연계성을 형상화한 이미지. 경사시 제공
13개 관내 대학과 경산시의 연계성을 형상화한 이미지. 경사시 제공

지난 2005년부터 2023년 말 기준 경산시 외국인 증가율은 99%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226개 기초단체 가운데 6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8천명 수준이던 외국인이 15만명 이상으로 급증한 것이다. 도내에서도 외국인 수는 압도적인데 2021년 4월 말 현재 1만550명으로 경북도 23개 시군 중 1위다. 이중 유학생 55%, 근로자가 20%를 차지한다. 이미 외국인들이 경산시를 지탱하는 한 축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글로컬 대학 사업에 선정된 대구한의대. 대구한의대 제공
지난해 글로컬 대학 사업에 선정된 대구한의대. 대구한의대 제공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컬대학 30' 사업은 경산의 외국 학생 유입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주관하는 해당 사업은 지역대학을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혁신 거점으로 육성하는 국가 프로젝트다. 대구한의대학교가 지난해 본 사업에 선정됐고 관내 다른 대학들도 올해 최종 선정을 기대하고 있다. 대구한의대의 경우 경산의 산업 자원과 연계해 지역의 전략산업을 고등교육과 결합하고 있으며 지역-세계-캠퍼스를 연결하는 '글로컬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특히 경산시와 함께 추진하는 K-Medi 실크로드 사업은, 한방 의료·뷰티 산업의 세계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의 세계화

경산은 '수출의 도시'로 불릴 만큼, 산업 전반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도시다. 4개의 일반산업단지와 경산지식산업단지, 화장품 특화단지 등을 기반으로 수출형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K-Food 수출 확대 정책의 결실인 포도, 복숭아 등 농식품, 그리고 자동차 부품, 뷰티 화장품, 전기전자, 스마트센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들이 세계 시장에 뿌려지고 있다.

조현일 경산시장(우)이 일본 식품박람회에 참석해서 바이어들과 상담하고 있다. 경산시 제공
조현일 경산시장(우)이 일본 식품박람회에 참석해서 바이어들과 상담하고 있다. 경산시 제공

2024년 기준으로 자동차 부품 및 ICT 제조업은 북미와 유럽 시장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농식품 수출은 동남아·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장악력이 커지고 있다. 화장품은 필리핀·베트남·태국·일본·중국 등지에서 괄목할 만한 수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역 화장품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립된'글로벌코스메틱 비즈니스센터'는 각종 해외 마케팅 활동 지원을 통해 K-뷰티 수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경산시는 국제 자매도시와의 교류를 통해 문화·산업·교육 분야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작업을 완료해 뒀다. 일본 조요시, 중국 황다오구 등과 아시아 수출을 위한 전략적 동맹 관계 구축했고, 우호 도시인 우즈베키스탄 나망간시와의 관계를 개선해 유럽 공략을 위한 전초 기지도 만들어 놨다. 현재 교역 상품은 지역특산물과 자동차 부품 등에 머물러 있으나 앞으로 천연가스 등 자원 개발 및 공동 활용 분야에도 교류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주목되는 '조조' 케미

조지연 국민의힘 국회의원. 매일신문 DB
조지연 국민의힘 국회의원. 매일신문 DB

경산의 발전상에는 조지연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조현일 경산시장의 케미(Chemistry. 조화)가 빛을 발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산 토박이인 두 초선의 정치·행정가를 두고 '양조(兩趙) 시대'라는 신조어까지 나돌고 있다.

두 사람 케미의 결정체는 현대몰 입점 사업이다. 산업 부지로 묶인 땅의 용도를 변경하고 대형 업체의 입찰 결과까지 끌어내기까지 두 사람은 각자의 역할에서 백 퍼센트 과업을 완수했다. 조 시장은 16만명의 범시민 서명 운동을 벌였고, 이에 힘을 얻은 조 의원은 당시 안덕근 산업자원부 장관을 직접 찾아가 정부 승인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4월 조지연 국회의원(좌측)과 조현일 경산시장(우측)이 산자부를 방문, 안덕근 장관을 만나 현대몰 사업과 관련한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조지연 의원실 제공
지난해 4월 조지연 국회의원(좌측)과 조현일 경산시장(우측)이 산자부를 방문, 안덕근 장관을 만나 현대몰 사업과 관련한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조지연 의원실 제공

3조원 이상 규모의 경산-울산 간 고속도로 신설안도 두 사람의 합작품으로 볼 수 있다. 해당 사업은 지역 경제계의 숙원을 조 시장이 조 의원에게 전달해 시작됐고, 조 의원이 지난 총선 공약으로 내걸면서 탄력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에서 급물살을 탄데 이어 올해 대선 때 여야 모두 지역 공약에 포함하는 데 성공했다. 도로가 완공되면 경산시는 연간 1천161억원 정도의 물류비 절감과 633명의 고용효과를 본다. 고속도로 건설에 따른 5조6천836억원의 건설효과와 2만4천명의 고용효과도 기대된다.

그밖의 지역 현안에도 두 사람의 손길이 묻어있다. 조 의원의 경우 경북도 지자체 가운데 소상공인 수가 구미, 경주에 이어 3번째로 많지만 지원 시설이 없어 경주센터에서 민원을 처리해야 하는 현실을 걱정했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사무소를 경산에 신설해 민원 해소에 일조했다. 또 관내 위치한 세명병원을 종합병원급 보훈위탁병원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하면서 지역 노령 인구 보건에도 힘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현일 경산시장. 매일신문 DB
조현일 경산시장. 매일신문 DB

한편 두 사람의 케미에 대해 조 시장은 "나이를 떠나 항상 만나면 많이 배우고 깨닫게 된다"며 "앞으로도 경산을 위한 소재가 있는지 공동 발굴하고, 협조를 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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