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리더 열전] 문상직 팔공산예술인회장 "팔공산 이웃 예술인들과 더불어 살아갑니다"

팔공산예술인회와 일반인 연결하는 '예술인 작업실 탐방 프로그램' 계획
고령 또는 어려운 여건 회원 돌보고 회원 애로 해결해주는 '팔공산 원님' 역할

문상직 팔공산예술인회장. 이현주 기자
문상직 팔공산예술인회장. 이현주 기자

팔공산예술인회는 2008년 팔공산 일대에서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인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회원은 총 44명으로 회화, 조각, 공예, 염색, 음악, 무용, 서예, 건축, 문학 등 분야도 다양하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정기 전시를 하고 있으며, 2021년부터는 회원 중 한 명을 선정해 개인 초대전도 열어주고 있다. 정은기(조각), 김지희(염색), 변유복(조각), 권대자(문학), 김영창(도자공예)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팔공산예술인회 회장은 '양(羊) 그림'으로 유명한 문상직(77) 화백이 맡고 있다. 창립 그해부터 현재까지 무려 18년째다. 사정을 모르는 이라면 감투를 좋아해서 그런 것으로 오해하기 쉬우나 실은 회장을 맡으려는 사람이 없어서다. 회비를 일절 걷지 않으니 전시 등 행사에 드는 비용은 오롯이 회장이 담당해야 할 몫이다. 후원금을 받아 경비를 조달하거나 사소한 부분은 본인 사비로 처리한다.

문 회장은 "지금까지 살면서 무슨무슨 단체 수장 제의가 수없이 들어왔으나 체질상 맞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인으로 사는 게 인생 모토라 전부 고사해왔다"며 "딱 하나 예외 케이스가 팔공산예술인회인데, 회원들이 다 이웃사촌들이라 서로 도우며 살아가야겠다 싶어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공산예술인회에 대한 자부심과 동료 사랑도 크고 깊다. 그는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어야 우리 모임에 들어올 수 있는데, 엄태조 회원만 봐도 국가무형유산 제55호 소목장 보유자로 상당한 실력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엄 회원을 비롯해 작업환경이나 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이들이 너무 많으니 그나마 형편이 나은 나라도 도울 수 있으면 무엇이라도 도우려 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그는 팔공산예술인회 회원 중 고령이거나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는 종종 먹거리나 과일 등을 사서 안부도 확인할 겸 들여다본다. 회원들의 애로사항을 상담하고 해결해주는 역할도 도맡고 있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그를 두고 '팔공산 원님'이라 부르기도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팔공산예술인회와 일반인들을 연결하는 '예술인 작업실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대중과 예술인의 상호 접점을 넓혀야 문화 저변 확대도 가능하다는 생각에서다.

문 회장은 "팔공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했으니 그 위상에 걸맞게 문화예술도 팔공산에서 활짝 꽃 피울 수 있으면 좋겠다"며 "그 중심에 팔공산예술인들이 든든히 버티고 있을 테니 시민들도 많은 관심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문상직 팔공산예술인회장. 본인 제공
문상직 팔공산예술인회장.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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