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양군과 산림청이 산불로 소실된 피해목을 공공건축 재료 등으로 재활용하기 위한 공동 행보에 나섰다.
특히 고부가가치 목재로 활용 가능한 소나무 피해목을 대상으로 자원 순환과 예산 절감, 불법 반출 방지 등을 아우르는 정책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3월 영양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368㏊에 달하는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이 가운데 제재 가능성이 큰 소나무 피해목만도 7만㎥ 이상으로 집계됐고, 피해목 대부분은 현재까지 산림과 야적지에 방치돼 있다. 고사목이 장기간 노출되면 품질이 급격히 저하될 우려가 있어 활용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산림청은 지난 10일 영양군을 비롯해 경북도, 광주시, 충주시, 제천시, 산림조합중앙회, 국립산림과학원, 국산목재협동조합 등과 함께 실무협의회를 열고 피해목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산불 피해목을 일반적인 저급재 처리 대신, 제재 가공 후 공공건축 자재로 활용하는 방안이 구체화됐다. 활용 대상 시설로는 서울 국립목재문화체험장, 경기 광주시 목재교육센터, 충북 제천시 월악산 관광안내센터 등이 검토돼 이를 위한 시범 적용이 올 하반기부터 추진된다.
이에 따라 영양군은 오는 8월 말부터 석보면 일대 164㏊ 규모의 산림에 대해 본격적인 피해목 벌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영양군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약 4만2천700㎥의 피해목이 수집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 가운데 상당량이 건축용 제재목으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군은 피해목 수종과 상태를 면밀히 분류해 고부가가치 활용 방안에 따라 산림청 및 유관기관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피해목 활용은 단순한 자원 재활용을 넘어 산림 복구의 지속가능성과 지역경제 회복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꾀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21년 안동 산불 당시 일부 피해목이 불법으로 유통돼 논란이 됐던 사례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전 과정을 공공기관 주도로 투명하게 관리하기로 했다.
산림청은 내년부터 경북 포항에 조성 중인 '경상권 목재자원화센터'를 피해목 유통의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 센터는 피해목은 물론 벌채 잔재목까지도 건축재·펠릿 등으로 전환하는 친환경 목재산업의 중심축 역할을 하게 된다.
영양군 관계자는 "피해목을 최대한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자원으로 활용하고자 산림청,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일회성 처리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산림경영의 일부로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은식 산림청 산림산업정책국장은 "산불 피해 복구와 목재산업의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며 "적기에 피해목을 활용해 자원을 순환시키고, 나아가 지역 일자리와 공공건축 자재 수급의 대안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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