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1차 인적 쇄신 대상이 된 장동혁·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즉각 입장을 밝혔다.
두 사람이 표명한 입장의 어조, 태도 등이 '묘하게' 대비된다.
한 사람은 생즉사(生卽死, 살고자 하면 죽고)를, 또 한 사람은 사즉생(死卽生, 죽고자 하면 산다)을 언행으로 보여주는 맥락이라는 분석도 충분히 해볼만하다.
물론 현실 속 대한민국 정치판이라면 이순신 장군이 남긴 저 말과 달리, 살려고 하면 살고, 죽고자 하면 죽는지 여부도 지켜볼 부분이다.
▶윤희숙 위원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동혁 의원을 비롯해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나경원·윤상현 의원을 1차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 "스스로 거취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는 국민의힘 의원 전원에 대해 계파활동 근절 및 당의 분열을 조장하지 않겠다는 결의 및 서약서 제출을 요구한 것과 함께, 4인에 대해서만 따로 거취 표명을 촉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장동혁 의원은 당일 오후 5시 24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국민은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국회의원이 적어도 한 명은 있어야 한다"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무작정 여기저기 다 절연하자고 한다"며 "국민의힘마저 절연하면 그 분들은 누가 지켜줄 것인가? 그 분들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국민의힘 지지자다"라고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 등 보수 일부 강성 지지자들을 가리키는 뉘앙스를 보였다.
장동혁 의원은 윤상현 의원과 함께 지난 14, 15일 국회에서 그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등의 주장을 강하게 펼쳐온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등을 불러 토론회를 개최했다. 여기엔 송언석 비대위원장이 참석(14일)했다. 이들 토론회에서는 부정선거 음모론, 일명 '윤석열 어게인' 주장 등이 거론됐다. 이어 16일 윤희숙 위원장이 해당 토론회와 관련한 주요 인물인 장동혁·윤상현 의원과 송언석 위원장을 거취 표명 대상으로 지목한 상황이라 연결고리가 맺어진다.
이어진 글에서 장동혁 의원은 "생각이 다르면 설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선거 때는 도와달라 사정하고, 선거 끝나면 내쫒고, 소금 뿌리고, 문 걸어 잠그고, 얼씬도 못하게 한다. 그리고 그것을 '혁신'으로 포장한다"고 윤희숙 위원장을 비판했다.
그는 지난 토론회 개최 사유를 에둘러 설명하는듯 "국민의힘에서 마음 떠나간 분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더니 거취를 표명하란다"고 억울함을 호소, "지금 거취를 표명해야 할 사람은 강선우 여가부 장관 후보자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이다. 윤희숙 위원장의 오발탄으로 모든 것이 묻혀버렸다"고 프레임 싸움으로 볼 수 있는 여론전에서 윤희숙 위원장이 자충수를 뒀다는 견해를 밝혔다.
글 말미에서 장동혁 의원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 선거 때만 쓰고 버리는 것이 국민의힘의 혁신이라면, 국민의힘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당 전체를 향해서도 비판의 화살을 겨누며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윤상현 의원은 "저를 치시라.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윤희숙 위원장의 의견을 존중하는 뉘앙스를 보이며 혁신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맥락이 감지된다.
그는 장동혁 의원이 입장을 밝히고 13분 뒤인 오후 5시 38분쯤 '저를 치십시오. 저는 당을 위해 언제든 쓰러질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당을 살리고, 무너진 보수를 다시 세우기 위해 저는 언제든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윤희숙 위원장님, 정말로 당과 보수 재건을 위한 혁신이라면 저를 먼저 혁신위원회로 불러 주시라. 저의 모든 것을 걸고 답하겠다"고 밝혔다.
윤상현 의원은 "저는 누구보다 당을 사랑하고, 누구보다도 정의로움을 외쳐왔다"면서 "당과 보수 재건을 위한 혁신이라면, 그 어떤 희생도 두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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