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재로 드러난 대구 노곡동 침수…원인 규명·피해 지원 어떻게?

호우 당시 수문 닫히고, 제진기 가동 멈춰
대구시, 조사위원회 구성…"재해 원인 파악 및 개선책 마련 "
피해 주민에 금융지원 등 단기 지원책 제공

지난 17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 마을이 집중호우로 침수되자 119구조대 대원들이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 17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 마을이 집중호우로 침수되자 119구조대 대원들이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 17일 발생한 대구 노곡동 침수가 인근 배수시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발생한, 이른바 '인재(人災)'였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구시는 조사위원회를 꾸려 정확한 침수 원인을 분석하는 한편, 전문 손해사정사를 투입하는 등 주민 피해 지원책도 신속히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1일 대구시가 발표한 노곡동 수해 초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7일 노곡동 인근의 금호강 수문이 개방되지 않았고, 배수펌프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제진기도 가동이 중지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노곡동의 일강우량은 134㎜에 달했다. 오후 1시 10분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지 40분 만에, 곧바로 호우경보가 내려졌다. 오후 1시에서 2시 사이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48.5㎜로 집계됐다.

빠르게 물이 차오른 노곡동 일대는 결국 오후 2시 17분부터 2시간 가량 침수피해를 겪었다. 대구시는 이번 수해로 사업장 20곳, 주택 5채, 자동차 40대, 이륜차 1대가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했다.

시가 침수 당시 인근에 마련된 배수시설을 활용해보지도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번 수해 역시 지난 2010년 물난리와 마찬가지로 인재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당시에는 제진기가 댐 역할을 하면서 물을 가둬두는 바람에 침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시가 복구작업과 함께 배수시설을 손보면서, 집중호우가 다시 이어진 지난 주말에는 침수 피해가 반복되지 않았다.

시는 조사위원회를 꾸리고, 다음 달 초 정확한 수해 발생 원인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민간전문가와 재난관련 부서 공무원 등 14인으로 구성된 조사위는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운영된다. 조사위는 구체적인 원인 분석을 통해 재해대응 시스템의 종합적인 개선 대책도 함께 제시할 예정이다.

시는 주민피해 지원대책 또한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달 중 전문 손해사정사를 투입해 피해액을 공정·신속하게 산정하고, 차량 렌트·소상공인 금융지원·가전 무상수리 등 단기지원책도 실행할 방침이다.

또한 시는 노곡동주민지원센터에 '현장 원스톱지원센터'를 설치하고, 피해액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운영한다. 손해액 산정 및 보상금 확정은 빠르면 오는 30일부터 완료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침수 원인에 대한 조사를 다각도에서 진행하겠다"며 "피해 주민들의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 단기 지원방안 시행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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