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VIP 격노설'의 실체와 관련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수행부관이 최근 순직해병특검 조사에서 회의 당일 대통령 부속실로부터 '대통령이 장관과 통화를 원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의 수행부관을 지낸 육군 김모 중령은 최근 순직해병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이처럼 진술했다. 이 전 장관 수행부관이 당시 상황에 대해 입을 연 것은 채상병 사망 사건 발생 후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채상병 사건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2023년 7월 31일 이 전 장관의 행적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의 참석자들은 윤 전 대통령이 주재한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는 당일 오전 11시쯤 시작했고 회의 후반부쯤 임성근 전 사단장 등 8명을 혐의자로 적시한 해병대 수사단 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윤 전 대통령이 격하게 화를 냈다고 증언하고 있다.
통화기록에 따르면 김 중령은 이날 오전 11시 53분쯤 개인 휴대전화로 '02-800-7070' 번호의 전화를 받았다. 대통령 부속실 직원이 건 전화였다고 한다.
김 중령은 특검 조사에서 부속실 직원이 '대통령이 장관을 찾아서 연결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어 '장관 휴대전화로 전화하면 된다'고 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 간의 통화 시간은 약 17초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통화가 끝난 지 불과 16초 뒤인 오전 11시 54분쯤 이 전 장관 개인 휴대전화로 '02-800-7070' 번호의 전화가 다시 걸려 왔다.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다. 이 통화는 2분 48초 동안 이뤄졌다.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가 종료되고 18초 뒤인 오전 11시 57분쯤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전화해 초동조사 기록 경찰 이첩 보류와 국회·언론 브리핑 취소를 지시했다.
대통령과의 통화를 계기로 본인이 결재까지 한 보고내용을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당시 통화에서 이 전 장관을 질책하면서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등 구체적인 지침을 내린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2년간 함구하다 뒤늦게 시인했지만 해당 통화에서 대통령으로부터 특정인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 없고, 이첩 보류 지시는 순전히 자신의 판단이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 중령은 이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과 통화했을 당시 같은 사무실에 있었지만, 거리가 떨어져 있어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듣지 못했다고 특검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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